애플에서 신제품이 나오는 날에는 어김없이 매장 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스타벅스 굿즈도 마찬가지다. 매년 화제가 되고 있는 스타벅스 굿즈는 한정판으로 사람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이는 희소성에 기반한 과시욕을 자극하기 위한 전략으로 매번 스타벅스에 대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다. 최근에는 서머 레디 백과 서머 체어가 큰 인기를 끌었다. 이를 받기 위해서는 스타벅스 음료 17잔을 마시고 온라인 스티커를 받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스티커를 모두 모아도 한정판 굿즈를 바로 구할 수 없다. 각 매장별 보유 중인 굿즈의 종류와 수량은 모두 다르며, 이를 매번 확인한 뒤 근처 매장에서 줄을 서서 선착순으로 받아야지만 신상 굿즈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전략을 현실에서 처음 맞닥뜨린 건 몇 개월 되지 않았다. 현재 매일 새벽 기상을 인증하는 오픈 채팅방에 들어가 있는데, 거기에서 새벽 4시마다 달리기를 하는 사람이 의아한 광경을 목격했다고 한다. 의문을 나타내는 수상한 광경의 내용은 스타벅스 앞에서 사람들이 돗자리를 깔고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는 것. 이들은 스타벅스의 한정판 굿즈를 구하기 위해서 새벽부터 또는 전날 밤부터 미리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정판 굿즈는 구하기가 매우 어렵고 수량도 많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줄을 서지 않으면 허탕을 치기 일쑤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국 스타벅스 매장 앞에 새벽부터 긴 줄이 이어지는 것이다. 이는 앞서 오픈 채팅방에서 A님이 이러한 장면을 공유한 것처럼, 스타벅스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궁금증을 유발하여 새로운 입소문을 퍼지게 하는 효과도 있다.
희소성과 배타성은 고객에게 인사이더로서 소속감을 주어 입소문이 널리 퍼지게 한다. 사람들은 남들이 갖지 못한 것을 손에 넣은 순간, 자신을 특별하고 대단한 사람처럼 느낀다. 그래서 그 제품이나 서비스에 더 큰 애착을 보이는 것은 물론, 누가 시키지 않아도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게 된다.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자랑할 때 자신만이 특별한 기회를 잡았다는 만족감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소셜화폐다. 최신식 전자제품이 출시되는 날 매장 밖에서 몇 시간이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수고를 감수하면서 이를 손에 넣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매장에서 나와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은 무엇인가? 바로 가족이나 친구에게 제품에 대해 알리는 것이다. 흥분된 목소리로 "나 좀 봐. 정말 멋지지 않아? 내가 이걸 샀다니까!" 하며 자랑하느라 여념이 없다.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 p094>
스타벅스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다 보니 과거에 있었던 일이 하나 떠오른다. 지인 중 한 명은 스타벅스의 '찐팬'이었다. 스타벅스 어플을 통해 매번 스티커를 모아서 굿즈를 받고는 했다. C는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카페 중에서도 유독 스타벅스만을 이용했다. 스타벅스를 좋아하기도 했고, 굿즈를 받기 위해 필요한 스티커를 모으기 위해서라도 매번 스타벅스로 향했다. 이는 꼭 커피를 마시고 싶지 않은 날에도 스타벅스로 향하는 단계로 이어졌다. 지금과는 다르게 커피에 그리 관심이 크지 않던 시절이었기에 C가 왜 그러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책 컨테이저스를 읽으니 희소성과 배타성이 사람들로 하여금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에 큰 애착과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는 스타벅스 찐팬인 C의 마음을 알 것 같다.
사실 스타벅스의 굿즈는 매출 상승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한다. 텀블러와 머그잔, 판매용 굿즈의 매출은 스타벅스 전체 매출의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사은품으로 만들어진 굿즈는 오히려 비용이다. 하지만 스타벅스가 꾸준히 굿즈 마케팅에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앞서 보았던 한정판 굿즈를 받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사례처럼, 굿즈는 소비자들을 꾸준히 스타벅스로 불러일으키는 매개체가 된다. 이와 같은 팬들의 계속된 방문이 스타벅스의 전체적인 매출을 상승시키는 것이다. 앞선 C의 사례처럼 굿즈 스티커의 수량이 부족해서 커피를 마시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도 한 번 더 매장을 방문하는 행동은 스타벅스의 수익 향상으로 이어진다.
매번 굿즈의 종류가 달라짐에도 불구하고 화제가 되는 것을 보면 스타벅스의 굿즈 마케팅은 대단히 성공적인 것 같다. 이러한 성공 사례를 적극 참고한다면 우리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여기에서 기억할 점은 <희소성>과 <배타성>이다. 한 논문에 따르면 스타벅스를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커피 맛 다음으로 '과시'라고 한다. 사업을 하는 이들이라면 소비자들이 과시할 수 있는. 즉, 자랑할 수 있는 수단을 제시해주면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희소성과 배타성이 더해지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입소문이 퍼지게 할 수 있다. 스타벅스의 레디백과 서머 체어가 한정판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많은 관심과 소비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을까? 이를 잘 생각해보고 자신의 사업과 상황에 잘 적용한다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기 한결 수월할 것이다.
참고 도서: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