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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흐 Oct 16. 2020

성공은 운일까? 실력일까?

비즈니스 세계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주제는 '성공이 운이냐 아니면 능력이냐' 하는 문제다. 성공한 사람들은 이에 대해 뭐라고 얘기했을까? 성공한 사람들에 관한 글을 쓰는, 성공한 작가 말콤 글래드웰은 <아웃라이어>에서 "성공은 행운과 예기치 못한 이점들이 얽혀서 만들어진다"라고 말했다. 워런 버핏이 스스로를 "운 좋은 정자 모임의 멤버"이자 "난자 복권" 당첨자라고 말한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제프 베조스는 아마존의 성공이 "믿기 힘든 행성의 배열(몇백 년 만에 한 번 오는 기회)" 덕분이라고 말하면서 "반은 운이었고, 반은 타이밍이 좋았고, 나머지가 머리 덕분"이라고 농담을 했다. 빌 게이츠는 심지어 자신이 "운이 좋아서 특정 능력들을 타고났다"라고까지 말했다. 그게 정말로 가능한지는 의문이지만 말이다.


이들은 어쩌면 전략적으로 겸손을 떠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기업을 성공시킨 사람이 또 다른 기업들을 연속적으로 성공시키는 사례를 보면, 성공이 대부분 운에 달려있다는 말을 의심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트위터와 스퀘어의 창업자인 잭 도시는 2013년 1월 자신의 200만 팔로워들에게 이런 트윗을 남겼다. "성공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에 대한 답글은 어떠할까? 예상대로 답글로 달린 글들은 대부분 노골적으로 부정적인 내용이었다. 해당 트윗을 <애틀랜틱>에 보도한 알렉시스 매드리걸 기자는 이렇게 답했다. "성공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말한 사람은 모두 백인 남성 백만장자들이다." 이미 성공한 사람들이 새로운 일을 하기가 더 쉬운 것은 사실이다. 인적 네트워크도 그렇고, 재산도 있고, 경험도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 점만을 강조한다면 계획을 세워 성공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너무 쉽게 무시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


만약 페이스북의 성공에 관해 과학적인 답을 얻으려면, 2004년으로 돌아가서 1,000개의 세상을 만든 다음 각 세상마다 페이스북을 하나씩 시작해 몇 개나 성공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실험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현실에 강림하면 모를까. 모든 기업은 자신만의 고유한 환경에서 시작하며, 모든 기업에게 시작은 단 한 번뿐이다. 표본 크기가 1일 때는 통계가 나올 수 없다.

르네상스와 계몽 시대부터 20세기 중반에 이르기까지 '운'이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지배할 수 있으며, 통제할 수 있는 것이었다. "할 수 없는 일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할 수 있는 일을 하라"는 말에 모든 사람이 동의했다. 랠프 왈도 에머슨은 이런 정신을 가리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얄팍한 사람은 운을 믿고, 환경을 믿는다……. 강한 사람은 원인과 결과를 믿는다." 1912년 처음으로 남극에 도달한 탐험가 로알 아문센은 이렇게 말했다. "모든 것을 다 제자리에 갖춰놓은 사람에게 승리가 찾아온다. 사람들은 그것을 운이라고 부른다." <제로투원, P083>

개인적으로는 운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어야 비로소 그 상황에서 성공을 이뤄낼 수 있다고 믿는다. 아무리 좋은 기회가 찾아오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기 마련이다. 페이스북이 성공한 것도, 트위터가 성공한 것도 운이 찾아왔을 때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남극에 도달한 탐험가 로알 아문센의 "모든 것을 다 제자리에 갖춰놓은 사람에게 승리가 찾아온다."라는 말처럼 실력을 쌓고 기회를 맞이할 준비된 자에게 비로소 온전한 운이 따라주는 것은 아닐까.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행운의 여신이 찾아오기 전까지 그것을 완전히 받아들일 실력을 갖춰놓는 것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에메랄드빛 기회가 현실로 조금씩 찾아오는 동안에 꾸준히 실력을 쌓아가보자.


참고 도서: 제로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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