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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흐 Nov 15. 2020

자신에게만 너무 관대한 거 아닌가요?

살다 보면 자신에게는 관대하지만 남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경우가 생깁니다.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의 저자에게도 이런 때가 온 적이 있습니다. 일을 쉬고 있는 상태라 고정 수입이 없던 저자는 제주도에 잠시 머물게 됩니다. 여기에서 자신의 일상을 바꿔놓을 사건과 사람을 만나게 되죠. 예전에 글쓰기 공부할 때 만났다는 아내의 후배 S 씨는 제주도에서 캠핑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S 씨가 사업을 대하는 태도를 본 저자 편성준 씨는 문제가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진도 잘 찍고 글도 잘 쓰는 S 씨가 자신의 사업 아이템을 광고할 생각은 안 하고 매일같이 똑같은 노을 사진만 찍어서 SNS에 올리는 게 문제였죠.


둘은 별이 쏟아지는 한라산 밤하늘 아래 텐트를 치고 바비큐에 술을 마시며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눕니다. 여기에서 저자는 S 씨에게 한 가지 조언을 전하게 됩니다.

제발 정신 차려라. 당신이 지금 노을 사진이나 올릴 때냐. SNS라는 좋은 미디어가 있는데 왜 사업에 활용할 생각을 못 하느냐. 당신의 사업을 자세히 설명하고 사람들에게 장점을 알려라. 우는 아이가 한 방울의 젖이라도 더 먹는 법이다.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p063>

하지만 그는 그런 얘기를 하다가 문득 정신이 번쩍 났습니다. "그렇게 얘기하는 너는 정작 왜 그러고 있는 건데?"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죠. 생각해보니 정말 그랬다고 합니다. 돈도 다 떨어지고 일도 없어 심란하다는 놈이 SNS 담벼락을 보면 행복한 척하느라 여념이 없었던 것이죠. 그의 신혼 일상은 늘 술상으로 마무리되거나 여행 사진들로 뒤덮여 있기 일쑤였습니다. 어디를 훑어봐도 삶의 치열함이나 위기의식은 없었습니다.

"S 씨에게 그렇게 잘난 척을 해놓고 이래도 되는 건가. 그래, 이제 이런 가식 따위는 집어치우고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이야기를 써서 올리자."

편성준 씨는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하게 됩니다. 그리고 바로 행동하게 되죠. 서울로 돌아오자마자 거실의 넓은 탁자에 앉아 자신을 알릴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저자는 카피라이터로 일해온 경력이 길기 때문에 이를 적극 살리기로 합니다.

실력 있는 카피라이터가 놀고 있습니다
밥을 많이 먹지만 카피는 잘 씁니다.
술을 많이 마시지만 카피는 잘 씁니다.
나이는 좀 있지만 카피는 잘 씁니다.
카피라이터지만 홍보 영화 시나이로도 잘 씁니다.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p64>

글을 쓰고 자신의 SNS에 공유도 했지만 막상 일거리는 들어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관련 글을 1번 더 SNS에 올리게 됩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과거에 같이 작업을 하면서 저자에게 좋은 인상을 받았던 감독님이 자신의 회사 사장님에게 그를 기획실장으로 추천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취직을 했고 CM 프로덕션 생활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는 해피엔딩입니다.


편성준 씨는 두 편의 짧은 글로 인해 삶의 물줄기가 바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만약 '언젠가 일이 들어오겠지',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그 자리에서 머물고만 있었다면 새로운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을까요?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소망만 한다고 해서 변하는 건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무얼 할지를 정하고 그것을 실천해야지만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현재의 나는 남에게는 엄격하지만 자신에게는 너무 관대한 건 아닌지에 관해 한 번쯤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되돌아봄의 시간을 통해 조금 더 나은 인생을 만들어가는 건 모두 우리의 몫이라는 사실을 기억해둡시다.


참고 도서: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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