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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흐 Nov 28. 2020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알아야 할 2가지 태도

모든 일에 완벽을 목표로 삼는 예술가는 무엇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 <외젠 들라크루야>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사람은 보통 모든 준비가 끝났을 때, 무언가를 완벽하게 완성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을 때 비로소 행동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을 지닌 사람들 중 일부는 무언가를 완벽하게 완성하지 못한다면 애초에 손도 대지 않는 경향이 강하기도 하죠. 만약 자신이 완벽주의인지가 의심스럽다면 우선 완벽주의에 대한 정의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결점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태도로, 지나치게 높은 성과 기준을 정하고, 자신에 대한 평가에 몹시 가혹하며,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걱정함.

완벽하지 않은 것은 무엇이라도 절대로 용납하지 않으려는 태도.


위의 정의 중 이상하지만 익숙하게 들리는 말이 있으신가요? 이 두 가지 정의 모두 공통적으로 '이상주의'와 '판단'이라는 정신적 패턴을 강조하는데, 이는 곧 '두려움'과 '자존심'이라는 핵심적 감정 상태로 이어집니다. 완벽주의자는 자신을 몰아붙여서라도 머릿속에 그렸던 수준의 성과를 내기만 한다면 세상 꼭대기에 오른 듯한 기분을 느낍니다. 반면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완전히 무너지고 맙니다.


물론 이런 각고의 노력이 있어야 정말 대단한 작품이 나올 수 있습니다. 수많은 예술가, 작가, 디자이너가 이처럼 끈질기게 이상을 추구한 덕분에 넋을 잃을 만큼 훌륭한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어떤 대가를 치러야 했을까요? 지나치게 완벽을 강조하다 보면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건 당연합니다. 완벽주의 성향 탓에 새로운 프로젝트에 몰입하기를 꺼리게 되는 건 그나마 사소한 폐해죠. 최악의 경우에는 육체적, 정신적, 감정적으로 감당해야 할 희생을 견디지 못하고 아예 창조를 향한 시도 자체를 포기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완벽주의가 순기능을 하면 남들과는 다르게 훌륭하게 일을 해내려는 노력과 정성이 깃들어져 일을 무사히 마치면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엄청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역기능적 완벽주의는 오히려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도록 가로막습니다. 어정쩡한 성과를 낼까 봐 두려운 나머지 아예 시도 자체를 피한다면, 성장에 필수적인 적정한 피드백과 조언, 방향성을 스스로 걷어차 버리는 셈이 됩니다.


그렇다면 완벽주의가 성장을 방해하는 지점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하나의 방법으로는 완벽주의자의 태도와 상반되는 '실용 주의자의 태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더 효율적인 발전 방안을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시작 단계에서 턱 막히는 기분이 들 때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완벽주의자의 태도는 이상적인 순간이 찾아올 때까지는 새로운 작업을 시작할 수 없습니다. 즉,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는 시간이 충분해야 하고, 신경 쓸 다른 일이 전혀 없으며, 프로젝트에 매진할 동기가 강력하고, 전 과정을 최적화할 수 있는 이상적인 계획이 미리 세워져 있어야 한다는 의미겠죠.


하지만 실용 주의자의 태도는 다릅니다. 이들은 일을 시작하는 데 이상적인 시간은 따로 찾아오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죠. 그래서 프로세스 중 어느 한 부분이라도 착수할 시간을 따로 마련해 둡니다. 예정한 시간이 되면 그 일을 할 마음이 드는지나 가장 긴급한 것인지 와는 상관없이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그렇게 우선 착수한 시도를 마무리할 때쯤 이 프로젝트를 언제 더 발전시킬 것인지를 결정합니다.


일하는 도중 길을 잃은 느낌을 받았을 때의 두 가지 상반된 태도는 어떻게 나타날까요? 완벽주의자의 태도는 다른 사람이 알아보든 말든 상관없이 작품의 모든 디테일에 집착합니다. 따라서 불완전한 초안에 대충 따르는 일은 있을 수 없고, 매 단계마다 직접 수정하며 바로잡습니다. 작업과 연관된 자료를 조사할 때는, 그 정보가 실제로는 필요치 않거나 전부를 사용할 수 없다 하더라도 그 주제에 대한 지식을 최대한 파고드는 거겠죠. 이 때문에 소모되는 시간은 많지만 그 노력만큼의 결과를 거두기에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결국 너무 많은 정보를 얻게 된 나머지, 범위를 한정해 집중하지 못하고 버거운 느낌이 들게 됩니다. 이렇게 프로젝트의 앞부분에 너무 많은 시간과 디테일에 대한 주의를 기울인다면 시간이 촉박해져서 뒷부분에서 해야 할 일은 수박 겉핥기식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간도 낭비하고 결과도 좋지 않게 되는 것이죠.


실용 주의자의 태도는 달성 가능하고 의미 있는 목표를 정한 다음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중간 단계를 명확히 합니다. 현재와 작업 마감 예상일 사이에 얼마의 시간이 남았는지 자세하게 살펴봅니다. 여기서 '시간'이란 이 프로젝트의 진행에 소요되는 주 단위뿐 아니라 각 주마다 투입할 시 단위까지를 의미합니다. 그런 다음, 각 단계의 완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과 프로젝트의 성공에 영향을 미칠 중요도를 고려하여, 단계별로 시간을 할당합니다. 이 프로세스를 진행하면서 설정해 둔 목표를 달성하도록 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 내가 쓸 수 있는 시간 내에서 충분한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되, 마지막에 여분의 시간이 남을 경우 그간의 작업을 되돌아보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덜 중요한 일에 과도한 투자를 하느라 결과를 망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수 있겠죠.


과거에 저도 완벽주의를 경험했기에 그것이 얼마나 스트레스인지, 피곤한 일인지를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굳이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완벽의 추구로부터 조금 더 자유로운 상태를 목표로 삼는다면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서도 훨씬 더 좋고 더 많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실용 주의자의 태도를 취함으로써 감정적 불안에 소모되던 에너지를 되찾고, 그 에너지를 무엇보다 중요한 창의적 요소에 쏟아붓는다면 말이죠. 완벽주의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두 가지 태도를 모두 적절하게 잘 활용한다면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이는 두 가지의 태도를 정확히 알고 있을 때 비로소 선택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둡시다.


참고 도서: 루틴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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