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느끼는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일을 할 때 의식적으로 시간을 만들어서 하는 것처럼 '휴식 시간'도 그와 동일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일에 많은 시간을 들이게 되면서 '휴식 시간'을 거의 가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몸의 컨디션이 저하되고, 뇌의 효율성도 떨어지게 되더라고요. 뇌과학적으로 접근해도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을 한 뒤에는 어느 정도 휴식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사람마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가장 최상의 전략은 90분 일하고, 15~20분 정도 쉬어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시간에 맞게 딱 맞춰서 일을 하고 휴식을 취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타이머를 맞춰 놓고 휴식을 취하는 방법도 좋겠지만, 회사를 다니거나 공동의 작업을 진행하는 환경에 놓이게 되면 위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기가 힘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미리 휴식 시간을 정하고 어떻게든 지켜낸다면 점점 주위 환경도 맞춰져 가는 게 아닐까요. 개인적으로 휴식은 시간 날 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책 루틴의 힘에서는 어떤 시간이든 공들여 내야 하는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7년마다 1년씩 안식년을 가지는 등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창의성에 접근하는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타이포 그래퍼 스테판 사그마이스터는 다음과 같은 말을 전합니다.
안식년을 가지면서 확실하게 알게 된 점은 '시간'이란 공들여 내야 하는 것이고, 그렇게 만들어 낸 시간은 무슨 일이 생겨도 다른 문제에 허비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자, 금요일은 영화의 날로 정하자.' 이런 마음을 먹자마자 일정표를 꺼내 모든 금요일에 '영화의 날'이라고 표시해 뒀죠. 덕분에 무슨 일이든 네 달 전에는 미리 일정을 짜게 됐고, 혹 누군가 금요일에 만나자고 하더라도 "금요일은 안 됩니다. 목요일에 뵙죠"라고 말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계획 수립의 기본을 따른 거였어요. 정말 하고 싶은 일은 미리 일정표에 표시해 두는 것 말이죠. <루틴의 힘, p131>
스테판 사그마이스터의 말처럼 휴식 시간을 하루 중 적절하게 배치해두고 지켜나간다면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기 한결 수월해질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드라마를 굉장히 즐겨보곤 합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넷플릭스에 접속하여 드라마를 본다면 하루 종일 콘텐츠만 소비하는 꼴이 되겠죠. 그래서 스스로에게 한 가지 제약을 걸었습니다. 바로 오늘 한 계획을 모두 마무리하면 그에 대한 보상으로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게 정한 것이죠. 이렇게 저만의 휴식 계획을 정하고 나니 드라마를 보기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빨리 일을 처리하게 되더라고요. 동기부여도 되고, 휴식을 취할 수도 있고 일석이조의 방법이었습니다. 이처럼 꼭 해야만 하는 일을 미리 계획하고 공들여서 시간을 낸다면 조금 더 효율적인 자기 관리를 할 수 있는 게 아닐까요. 휴식도 시간을 내서 해야 하는 것임을 잊지 맙시다.
참고 도서: 루틴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