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환경 개선과 정신에 여백이 생기게 해주는 <초집중>의 사례
위 바탕화면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어지럽고, 산만하고, 답답하고, 필요한 자료를 찾느라 10분 이상의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지는 않으신가요? 개인적으로 위 사진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의 바탕화면도 파일들이 많은 편이지만, 이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의외로 바탕화면에 파일들을 자유롭게 펼쳐놓은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이러한 사람들을 위해 지금부터 바탕화면의 주인공 로베르트 판 엘스의 사연을 한 번 살펴보도록 합시다.
로베르트 판 엘스는 노트북만 보면 첩보원 같다. 긴급을 요하는 파일이 빽빽하게 들어찬 화면은 기밀 공작의 지휘 통제소를 방불케 한다. 워드와 JPEG 파일의 폭격지를 달리는 스포츠카는 수수께끼의 남자라는 이미지를 더욱 강화한다. 바탕화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혈압이 오른다. 하지만 판 엘스는 첩보원이 아니다. 그저 정리불능자일 뿐이다. 물론 첩보원처럼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야만 컴퓨터가 난장판이 되는 건 아니다. 요란한 바탕화면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재앙이다. 디지털 쓰레기는 시간을 낭비시키고 성과를 떨어뜨리고 집중력을 해친다. <초집중, p151>
판 엘스는 디지털 주의 분산에 관한 강연을 듣고 어수선한 바탕화면이 보기에 안 좋을 뿐 아니라 해롭기까지 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합니다. 바탕화면이 어지러우면 일단 인지력이 낭비됩니다. 인지력을 요하는 작업을 할 때 시야의 사물이 어질러져 있으면 잘 정돈돼 있을 때보다 수행 능력이 떨어진다는 프린스턴대학교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학술지 <행동과 정보 기술>의 논문에 따르면 디지털 환경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 뇌는 산만한 환경에서 사물을 쉽게 찾지 못합니다. 어지러운 아이콘, 잔뜩 열려있는 탭, 불필요한 북마크를 보면 아직 끝내지 않은 일이나 탐색하지 않은 콘텐츠가 떠올라 정신이 흐트러지기 마련입니다. 그런 외부 계기가 산재해 있으면 자기도 모르게 당장 해야 할 일과 무관한 것을 클릭하게 됩니다. 미네소타대학교 소피 리로이는 우리가 작업을 전환할 때 이전 작업에 대한 생각,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주의력 잔여물'이 남아서 새로운 작업에 집중하기가 어려워진다고 합니다.
요즘 판 엘스의 바탕화면은 그보다 더 깔끔할 수가 없습니다. 그는 요란한 스포츠카와 수백 개의 아이콘을 없애고 검은 바탕에 흰 글씨로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대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일이다"라고 써놓았습니다.
시야에서 불필요한 외부 계기를 없애면 작업 환경과 정신에 여백이 생겨 진짜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다. <초집중, p153>
만약 바탕화면에 불필요한 파일들이 가득하다면 판 엘스의 사례처럼 지금 당장 바탕화면을 정리해보는 건 어떨까요? 바탕화면을 어지럽히고 있을 여러 파일들을 폴더별로 정리해두면 파일을 찾기가 한결 수월해지고, 불필요한 외부 계기로 인해 집중력에 방해를 받는 일도 줄어드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굳이 파일을 여러 폴더로 분류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필요한 파일이 있으면 검색 기능을 이용해 찾으면 그만이니까요.
바탕화면을 깨끗이 정리하면 컴퓨터를 켰을 때 바로 본질에 돌입하기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진짜로 하고 싶은 일에서 주의를 분산시키는 외부 계기가 디지털 공간에서 사라지면 당연히 업무에 유익한 게 아닐까요. 바탕화면이 어수선하면 집중력을 해친다는 사실과 디지털 작업 환경에서 외부 계기를 없애면 집중력이 향상된다는 것을 기억해둡시다. 이 하나의 차이가 당신을 진짜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참고 도서: 초집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