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우연히 한 영상을 봤습니다. 재능 있는 일반인을 선발하는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인 스위스 갓 탤런트에 한 참가자가 나오더라고요. 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참가자는 양손으로 그림을 그리며 쉴 새 없이 그림을 그려나갔습니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은 그녀의 작업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생각했고, 지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모두 'X'버튼을 눌렀습니다. 하지만 예술가 코린 주터의 반전은 여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영상의 1분 30초부터 대반전이 시작된 것이죠.
캔버스를 뒤집어 분필 가루를 뿌리자 완전히 다른 그림이 나타났습니다. 그와 동시에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 모두 박수와 함께 그녀를 응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심사위원들은 성급하게 결론을 내린 선택에 사과하면서 말을 이어갔습니다. 한 심사위원은 "볼거리가 너무 부족했다. 이번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하지만 당신은 이 작업으로, 견고하게 굳어진 어떤 개념을 깨 보려고 했던 것 같다. 빠른 결과만 요구하는 현대 사회의 속도를 늦추고 싶었던 것이다. 그 점을 높이 사서 합격을 주겠다."라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코린 주터는 대반전을 통해 불합격의 판정을 뒤집어 결국 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 심사위원의 말처럼 우리는 너무 빠른 결과만을 요구하며 살아온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예술가의 작품은 완성되기 전까지는 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글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수많은 퇴고의 작업을 거쳐야만 합니다. "초고는 쓰레기다"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란 말이죠.
우리의 인생도 예술가의 작품과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 눈으로 보이는 결과물이 없더라도, 다른 사람이 보기에 지루하고 재미없을지라도,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분명 엄청난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닐까요. 현재의 삶이 불안하고 고통스럽더라도, 아직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기엔 이릅니다. 코린 주터의 작품을 성급하게 판단한 심사위원들처럼, 현재의 상황을 성급하게 결론짓기보다는 시간과 여유를 가지고 점진적으로 나아가 보는 건 어떨까요. "야구는 9회 말부터"라는 말처럼, "인생은 9회 말부터"라는 사실을 기억해둡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