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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흐 Jan 10. 2021

유명 브랜드에서 일회용 쇼핑백에 물건을 담아주는 이유는

구찌, 샤넬, 입생로랑, 발렌시아가 쇼핑백의 비밀, <컨테이저스>

여러 브랜드에서 일회용 쇼핑백에 물건을 담아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티파니, 빅토리아 시크릿, 구찌, 샤넬, 입생로랑을 비롯한 다양한 브랜드에서는 일회용 쇼핑백에 물건을 담아준다. 그런데 브랜드의 소셜 화폐 효과를 누리기 위해 많은 고객들이 일회용 쇼핑백을 모아두었다가 재활용한다. 헬스장에 갈 때 빅토리아 시크릿에서 받은 쇼핑백에 준비물을 넣어 가는 사람도 있고 도시락을 티파니 쇼핑백에 넣어 다니는 사람도 있다.


블루밍데일 백화점에서 받은 유명한 갈색 쇼핑백에 서류를 가지고 다니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유명 브랜드 매장이 아닌 음식점이나 할인점에서 받은 쇼핑백도 재활용하는 고객이 많다. 룰루레몬이라는 의류업체는 한걸음 앞서나갔다. 몇 번 쓰다가 버리는 종이봉투가 아니라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쇼핑백을 만든 것이다. 장바구니처럼 견고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서 누가 봐도 일회용 쇼핑백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장을 보러 가거나 짐을 옮길 때 룰루레몬의 쇼핑백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행동적 잔여는 동시에 룰루레몬이라는 브랜드의 사회적 증거가 되었다. 한국의 사례로는 차별화된 브랜드 컨셉을 내세운 치킨 브랜드 '푸라닭'이 있다. 푸라닭은 기존 치킨 브랜드가 비닐에 포장을 해주는 것에서 한 걸음 나아가 자신의 브랜드를 상징하는 더스트 백에 치킨을 포장해 준다. <프리미엄>이 컨셉임 만큼 포장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 것이다. 이는 푸라닭을 처음 접한 사람들에게 소셜 화폐 효과와 함께 행동적 잔여를 남기는 효과를 일으켰다. 이는 곧 자연적인 입소문으로 이어지는 원동력이 되었다.


행동적 잔여란 어떤 행동에서 비롯되는 물리적 흔적 또는 그것을 연상시키는 물품을 말한다. 기념품을 나눠주는 것도 행동적 잔여를 남기는 방법이다. 콘퍼런스, 직업 박람회, 주요 모임 등에서는 여러 곳에 부스를 세워놓고 사람들에게 머그컵, 필기구, 티셔츠, 컵홀더, 스티커, 부채, 볼펜 등 다양한 선물을 제공한다. 이런 선물 가운데 일부는 행동적 잔여 효과가 매우 크다.


화장품 케이스도 좋은 선물이 되지만 여자들은 주로 화장실처럼 다른 사람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화장을 고치기 때문에 브랜드를 알리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머그컵이나 헬스장 가방은 화장품 케이스보다 사용빈도가 낮지만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될 확률은 훨씬 높다. 이러한 점을 볼 때 무료로 나눠주는 기념품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행동적 잔여가 매우 큰 물건을 택하는 것이 홍보 효과를 누리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방향일 것이다.


인터넷에 자신의 행동이나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행동적 잔여에 해당한다. 상품 후기를 남기거나 블로그나 웹사이트에 글을 올리면 언젠가 다른 사람이 보게 된다. 바로 이 때문에 여러 기업이나 단체가 고객들로부터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얻어내려고 갖은 애를 쓴다. '좋아요'를 누르는 것은 대단한 행동은 아니지만 해당 기업 또는 제품에 대한 애정을 나타내며 더 나아가 그 제품이 관심을 가질만하다고 공식적으로 광고하는 셈이다. ABC 뉴스 홈페이지에 페이스북과 연동되는 '좋아요' 버튼을 만들자 방문자가 250퍼센트나 늘어났다고 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행동적 잔여의 원리를 잘 참고하면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두에서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지 않을까. 유명 브랜드에서 일회용 쇼핑백을 사용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각종 행사에서 물건을 무료로 나눠주는 것에도 이유가 있듯이, 세상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는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색다른 시각을 얻을 수 있는 게 아닐까. 행동적 잔여의 효과가 큰 물건이라면 많은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노출이 되고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음을 기억해두자.


참고 도서: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

이미지 출처: 필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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