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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흐 Feb 06. 2021

'페이팔 마피아'가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일론 머스크, 리드 호프먼, 스티브 첸, 채드 헐리 <제로 투 원>

좋은 동료란 무엇이며 누구와 함께 할지는 어떻게 정하는 게 좋을까?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 피터 틸이 최초로 만들었던 팀은 실리콘밸리에서 이제 '페이팔 마피아'로 통한다. 누가 성공적인 기술 기업을 창업하거나 투자할 때 아직도 너무나 많은 옛 동료들이 발 벗고 나서서 서로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그들은 2002년에 15억 달러를 받고 페이팔을 이베이에 팔았다.


이후로 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엑스를 설립하고 테슬라모터스를 공동 설립했고, 리드 호프먼은 링크트인을 공동 설립했으며, 스티브 첸과 채드 헐리, 자웨드 카림은 함께 유튜브를 설립했다. 제러미 스토플먼과 러셀 시먼스는 옐프를 설립했고, 데이비드 색스는 야머를 공동 설립했으며, 피터 틸은 팰런티어를 공동으로 설립했다. 현재 이들 7개 기업은 다들 각각 10억 달러가 넘는다.


이들이 함께, 그리고 각자 아주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문화가 최초의 회사를 초월할 만큼 튼튼했던 덕분이다. 페이팔 마피아는 이력서를 꼼꼼히 검토하거나 단순히 가장 재능 있는 사람들을 고용해 마피아를 만든 것이 아니다. 처음부터 피터 틸은 페이팔이 거래 관계가 아니라 단단히 엮인 관계가 되기를 바랐다.


그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튼튼해지면, 단순히 사무실에서만 더 행복하고 잘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페이팔을 넘어 자신들의 커리어에서도 더욱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실제로 즐겁게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을 채용한 것이다. 재능도 있어야 하지만, 특히 '우리'라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을 신나게 생각해야 했다. '페이팔 마피아'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어느 회사든지 채용은 그 회사의 핵심 능력이다. 채용만큼은 절대로 아웃 소싱해서는 안 된다. 표면적으로 보면 가장 능력 있는 사람, 재능 있는 사람을 뽑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순히 서류상으로만 유능한 사람이 아니라 채용된 후에 응집력 있게 협업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처음에 4~5명까지는 큰 지분이나 책임 있는 고위직을 매력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뻔한 제안들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음의 질문에 대한 답이다.

'20번째 직원은 왜 우리 회사에 합류할까?'

재능 있는 직원들은 꼭 지금의 회사를 위해서 일할 필요는 없다. 그들에게는 선택권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질문을 좀 더 예리하게 다듬으면 이렇게 된다. '더 많은 연봉과 명예를 얻으며 구글에서 일할 수도 있는 사람이 우리 회사에 20번째 엔지니어로 들어올 이유가 무엇일까?'


페이팔의 경우 달러화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통화를 만든다는 아이디어에 흥분되는 사람이라면 그 지원자와 대화를 해보고 싶었고, 그렇지 않다면 그들이 찾는 사람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와 함께 회사의 미션에 관한 이야기를 하거나 지원하고자 하는 팀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 회사의 미션이 가진 설득력을 설명할 수 있다면 좋은 대답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페이팔이 초기 신생 기업일 때 자신만의 방법으로 팀원을 모집했던 것처럼, 신생 기업일수록 초기에 누구와 함께하느냐가 중요하다.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인 맥스 레브친은 신생기업들은 개인적으로 최대한 비슷한 사람들로 초기 직원을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생기업은 자원이 제한되어 있고 팀의 크기도 작다. 살아남으려면 반드시 빠르고 효율적으로 일해야 하는데, 모두가 비슷한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으면 그렇게 하기가 더 쉬울 것이다.


페이팔의 초기 구성원들이 협업이 잘 되었던 것은 그들이 모두 같은 종류의 괴짜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다들 SF를 좋아했다. <크립토노미콘>은 필수 도서였고, 공산주의자들인 <스타트렉>보다는 자본주의자들인 <스타워즈>를 더 좋아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했던 것은 그들 모두 정부가 아닌 개인이 통제하는 디지털 화폐를 만드는 것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점이다.


만약 신생기업을 운영 중이라면, 그리고 미래를 만들어내기 위해 팀원을 모집하고 있다면, 페이팔이 초기 팀원을 모집한 방법을 참고하여 팀을 구성해보는 건 어떨까. 비슷한 가치관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사람과 함께한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거기에 더해 일을 더 신속하고, 빠르고, 의미 있게 할 수 있다면 보다 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게 아닐까. '실력'도 중요하지만 오래, 꾸준히 함께 나아가기 위해서는 '결'이 맞는 사람과 함께해야 함을 잊지 말자.


참고 도서: 제로 투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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