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조흐 Oct 15. 2019

매일 늦잠을 자던 나는 어떻게 아침형 인간이 되었을까?

여행을 다녀오니 아침형 인간이 되어버렸다


제주도 여행을 6일 정도 다녀오니 의도치 않게 생긴 변화가 하나 있다. 매일 새벽 2~4시에 잠들어서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야 스르르 잠에서 깨어나던 내가 매일 오전 8시에 일어나게 된 것! 그리고 밤 12시~새벽 1시에 눈을 감아도 잠이 오지 않던 내가 이제는 침대에 누운 뒤 몇 분 만에 잠에 빠져들게 되었다는 것이다. 올빼미족을 대표하던 내가 아침과 친해져서 눈을 뜨게 되다니! 참으로 놀라울 일이다 정말.


이건 뭐 미라클 모닝도 아니고... 나 스스로도 정말 신기하고 놀라웠다. 이렇게 아침 일찍 일어나게 된 계기를 알아보기 위해 제주도 여행의 첫째 날로 돌아가 보자. 우선 제주도 첫째 날의 비행기 시간은 오전 10시 30분이었다. 그래서 그날은 오전 7시 14분에 일어난 뒤 공항으로 8시 30분 정도에 출발했다. 여행 첫째 날부터 정해진 일정을 망치지 않기 위해서, 미리 지불한 비행기 표를 날리지 않기 위해서는 아침 일찍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제주도 여행의 첫째 날부터 나는 일찍 일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제주도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렌트도 하고 차를 타고 사려니숲길도 돌아다니고 용눈이 오름에도 갔다. 게스트하우스에서 간단하게 포틀럭 파티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졸음이 밀려왔다. 피곤이 쌓여서 그런지 잠도 되게 잘 왔다. 여행의 둘째 날 역시 오전 8시 5분에 눈을 떴다. 신기하게도 수면 환경이 바뀌면 평소보다 더 일찍 일어나게 되는 것 같다. 이 날도 그러했다. 그리고 여행을 왔으니 보고 싶은 것도 많이 보고 먹고 싶은 것도 많이 먹어야 했기에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그렇게 열심히 놀다가 둘째 날은 새벽 2시에 잠들었다. 꽤나 늦은 시간에 잠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셋째 날 아침에도 또다시 오전 8시에 일어나는 기적이 일어났다. 이럴 수가! 셋째 날에도 아침 일찍 일어나야만 했던 이유는 바로 렌터카를 오전 10시까지 반납해야 했기 때문이다. 제주도 여행의 첫째 날부터 셋째 날은 친구와 함께하는 일정이었는데 친구는 여행 셋째 날에 육지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래서 렌터카를 반납하고 나는 홀로 뚜벅이 여행을 하기로 했다. 



조식을 먹으려면 아침 일찍 일어나야만 한다

이쯤 되니 내 몸도 오전에 일어나는 것이 꽤 적응이 되었나 보다. 그러나 며칠 동안의 여행에서 피로가 많이 쌓였는지 셋째 날은 숙소에 들어가서 씻고 쉬다가 밤 10시 27분에 잠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깼다 잤다를 반복하다가 다시 오전 8시 3분에 눈을 뜨게 되었다. 


게스트하우스의 특성상 조식 시간이 정해져 있으며, 퇴실 시간 또한 정해져있다. 그래서 조식을 먹기 위해서라면 보통 8시~9시 사이에 일어나야 한다. 셋째 날의 숙소는 조식이 집 밥처럼 굉장히 맛있는 곳이었기 때문에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사장님의 정성 어린 밥상을 마다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게 나는 여행의 네 번째 날에도 아침 일찍 일어나게 되었다. 반강제적으로 말이다.


그리고 다섯 번째 날의 아침에는 오전 8시 35분에 눈을 떴다. 이번 숙소는 네 번째날 부터 연박을 하는 곳으로 2층 침대로 이루어진 4인실 숙소였다. 그런데 새벽 4시쯤인가. 2층에서 머물던 어느 여행자가 휴대폰을 침대와 벽면이 맞닿은 곳으로 떨어트려버렸다. 나는 폰이 떨어지는 소리는 듣지 못했지만 그분이 나를 깨워서 폰을 좀 주워달라고 해서 새벽 4시에 일어나버렸다. 원래 그전부터 폰이 떨어져 있었는데 1시간 정도 고민하다가 깨우게 되었다면서 말이다. 그래서 비몽사몽한 상태로 침대 밑 깊숙이 빠져버린 폰을 구출해낼 수 있었다. 이 상황이 너무 웃겨서 재밌다는 생각을 하면서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이날은 새벽에 잠시 일어났기에 수면 패턴이 잠시 흐트러져서 아침에도 조금 더 늦게 일어났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여행의 마지막 날 여섯 번째 날에도 역시 오전 8시에 일어났다. 참 신기한 일이다. 6일 정도 수면 패턴이 반복되다 보니 새벽에 잠들고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일어나던 내 몸의 패턴이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그리고 그 효과는 여행이 끝난 3일 뒤에도 계속되고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보니 하루가 정말 길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이렇게 긴 하루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것이 미라클 모닝이 주는 놀라운 효과일까? 이왕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가지게 된 거 이 습관을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



아침형 인간이 되니 많은 것이 달라졌다

새벽에 잠들고 불규칙적인 패턴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닌 규칙적으로 오전 8시에 매일 일어나다 보니 좋은 점들이 참 많다. 우선 아침 일찍 일어나다 보니 하루의 활동 시간이 상당히 늘어난다. 하루를 더 길게 사용하게 되니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졌다. 하루 일정을 운동, 독서, 글쓰기, 기타 치기, 일 등 여러 가지로 잡아두더라도 이 모든 것을 다 한 뒤에도 시간이 남는 것이다. 그리고 깨어있는 시간이 이전보다 많아졌기에 밤에는 자연스럽게 잠이 오게 되고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서 올바른 수면 리듬이 형성된 것이다. 머리가 맑아진 것은 두말할 것 없고. 이와 관련된 주제는 따로 글을 하나 더 써봐야겠다. 


의도치 않게 이번 여행을 통해서 부지런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올빼미족이던 내가 아침형 인간이 되어버렸다. 개인적으로 밤 시간과 새벽 시간에 집중이 더 잘 된다고 생각하여 일찍 일어나는 것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우연히도 꾸준히 일찍 일어나다 보니 그것이 주는 장점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잠에서 깨어난 뒤의 기분이 상쾌해졌으며 건강이 좋아진 느낌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느껴지는 개운한 이 기분을 뭐라 말할 수 있을까. 정말 한 마디로 <미라클 모닝>이다. 조만간 관련된 책도 한 번 읽어봐야겠다. 



내가 아침형 인간이 될 수 있었던 이유

내가 6일 만에 아침형 인간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제주도 여행이라는 '환경설정'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일찍 일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이게 되니 내 몸도 자연스럽게 거기에 적응하게 되었다. 여행을 하기 전에는 매일 늦잠을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이 자리하고 있어서 변화를 하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집에서 벗어나 머무는 장소가 아예 바뀌어버리니 변화는 더욱 쉬워졌다. 


매일 늦잠을 자는 습관을 고치고 싶다면 나처럼 며칠 동안 아예 다른 장소에 가서 지내보거나, 일찍 일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지내보는 것은 어떨까? 가령 퇴실 시간이 10시로 정해져있는 게스트하우스 또는 숙소에 가서 지내보거나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야만 하는 템플스테이를 7일 정도 참여해보는 방법이 있겠다. 



변하고 싶다면 '환경'을 바꿔라

Photo by Paul Skorupskas on Unsplash

오래된 습관을 바꾸려면 '환경' 그 자체를 바꿔야 한다. 나도 환경설정을 통해서 인생에서 수많은 변화를 만들어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고향 집에서 나와서 여러 장소를 거치면서 나는 정말 많은 성장과 발전을 이뤄냈다.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보다 몇 십 배, 몇 백배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 모든 면에서 말이다. 


지금 당장 바꾸고 싶은 나쁜 습관, 오래된 습관, 늦잠 자는 습관 등이 있는가? 변화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인가? 그렇다면 환경설정을 통해서 지금의 그 습관을 고쳐보기 바란다. 무조건 당신이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나아가라. 그것이 장소를 바꾸는 일이 될 수도 있고, 긍정적인 가치관을 가진 지인들을 많이 만드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또한 매사에 욕을 하고 부정적인 말을 내뱉는 친구와 거리를 두는 일이 될 수 있으며, 매일 같이 술을 마시고 새벽 3~4시가 되어서야 집에 들어가는 친구들과 잠시 거리를 두는 일이 될 수 있다. 자신의 방식에 맞게 환경설정을 잘 하여 원하는 변화를 만들어가기를 바란다. 세상에서 제일 게으르고 늦잠쟁이였던 나도 며칠 만에 이렇게 변했으니 당신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의 변화를 응원하겠다.

이전 15화 변하기 시작한 건 바로 그 순간부터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