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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흐 Mar 10. 2021

당신의 목표에 '의심'이 생기는 이유

새해 목표, 그게 최선입니까? <아주 작은 반복의 힘>

목표를 정한 뒤 동기부여를 위해 흔히 쓰는 방법 중 하나는 '보상하기'이다. 어떤 일을 할 때, 특히 하기 싫은 일을 할 때 격려를 하기 위해서 보상을 하기도 한다. 이는 개인적 삶에서 일어나는 일이든 직장에서 벌어지는 일이든 마찬가지다. 하지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보상의 크기가 너무 크면 안 된다는 점이다.



가령 새해 목표를 <몸무게 4kg 감량>으로 정하고 보상을 <20만 원 쇼핑 자유 이용권>으로 정했다고 보자. 외적으로 보면 쇼핑 자유 이용권을 자신에게 선물하기 위해서라도 목표 달성을 위해 크게 노력할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보상의 크기가 클수록 주어지는 단점도 있다. 보상이 크면 클수록 인간의 자기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따라서 커진다.



'크고 화려한 상'일수록 에드워드 데밍 박사가 말한 '내재적 동기'를 위축시킨다. 데밍 박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싶어 하고 또 유용한 공헌을 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큰돈이 보상으로 주어지게 되면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게 된다. 보상 자체가 목표가 되어 본질적인 목표에서 찾아야 하는 자극과 창의성이 억제되는 것이다. 더 나아가 한번 큰 보상을 손에 쥐게 되면 새로움을 추구하려는 내적 동기가 약해지거나 사라지는 경향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목표로 향하는 과정에서 동기부여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답은 '작은 보상'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사례를 한 가지 살펴보자. 예시로 기업에 설치된 의견 수렴함에 관련된 이야기가 있다. 이 제도는 직원들이 눈에 보이는 문제점을 찾아보고 하도록 독려한다. 일본에서 이 제도는 노동자들의 3/4이 참여할 만큼 상당히 활성화되어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참여율이 우울할 정도로 낮아 최상의 조건에서도 평균 25%를 넘지 못한다. 또 일본에서는 노동자들의 아이디어가 90%가 채택되지만 미국은 단 38%에 불과하다. 이런 차이는 왜 일어나는 걸까?



미국과 일본의 가장 큰 차이는 주어지는 보상의 크기다. 미국에서는 보통 아이디어를 통해 기업이 얻게 되는 이익보다 큰 금액이 현금으로 주어진다. 이 방식은 의도가 좋고 일견 상식적인 접근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실패한다. 그 방법을 사용할 경우 사람들은 그 경제적 보상에 어울릴 만큼 크고 대단한 아이디어에만 집착하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사람도 극소수이지만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것도 드물다. 이런 시스템 아래에서는 그보다 훨씬 실용적이고 유용한 작은 아이디어들은 방치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평균 보상액이 3.88달러로 미국의 평균 458달러와 비교하면 아주 적은 금액이다. 도요타는 매년 공식 행사에서 그해 최고의 아이디어에 대해 회장상을 수여하는데, 여기에 따라오는 부상은 고가의 시계도, 새 차도, 고액의 상품권도 아니다. 고작 '만년필'일 뿐이다. 하지만 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도요타 회장 에이지 도요타는 "매년 150만 개의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그중 95%가 실제 현장에 적용됩니다"라고 자랑했다.



작은 보상은 인정의 또 다른 형태다. 작은 보상은 기여한 공로에 대한 찬사의 상징으로 사람의 내적 동기를 격려하는 것에 목적을 두는 것이지 물질적 보상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다. 가령 사우스웨스트 항공사가 5달러짜리 식사권으로 회사에 기여한 직원의 공로를 인정하는 것도 이러한 목적이다. 직장인들에게 전달되는 동료들의 '사랑의 편지', 끝까지 버티는 아이에게 주어지는 '작은 사탕' 하나도 인정의 한 형태가 되는 것이다.



"내가 언제 인정받고 있다고 느껴지는가?"라고 친구나 동료들에게 물어보라. 대부분 상사로부터 "고마워.", "고생 많았어.", "잘했어."라는 말을 들을 때이거나 늦게까지 일하는데 누군가 커피를 가져다준다거나 하는 작고 사소한 일들이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잡은 목표가 하나 있는데 이에 대한 보상으로 <1달 단위의 목표를 달성했을 때 주어지는 보상(20만 원 상당)>을 정했다. 그리고 오늘, 책 <아주 작은 반복의 힘>을 읽고 "너무 멀리 있는 큰 보상을 선택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보았던 것처럼 보상이 크면 클수록 인간의 자기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따라서 커진다. 중요한 건 매일의 인정과 일상 속 작은 보상들이다. 작은 보상은 일을 잘 끝냈을 때의 기쁨을 간직하게 해 준다. 긍정적인 감정을 자아내어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1달 단위의 목표와 보상이 아닌, 하루 중에도, 일상의 곳곳에 작은 목표를 설정해두고, 그에 대한 작은 보상을 한다면 어렵게만 느껴지던 목표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는 게 아닐까.



마지막으로 UTC(United Technologies Corporation)에서 진행한 감동적인 광고 문구를 전달하고자 한다.

"우리들 대부분은 퓰리처상, 노벨상, 오스카상, 에미상 등과 같은 큰 상을 받을 기회가 없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작은 즐거움을 누릴 자격 정도는 갖고 있다. 칭찬과 키스, 4파운드짜리 농어 요리, 보름달, 빈 주차 공간, 모닥불, 멋진 요리, 아름다운 노을, 뜨거운 수프, 찬 맥주 등. 큰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다고 초조해하지 말자. 작은 것들부터 즐기자. 그거만 해도 너무 많다."


참고 도서: 아주 작은 반복의 힘

이미지 출처: 드라마 부부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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