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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흐 Oct 31. 2019

내가 에세이를 읽는 이유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를 읽고 느낀점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에세이를 전혀 읽지 않는 사람이었다. 내가 주로 읽은 책들이라고는 <부의 추월차선>, <순간의 힘>, <1만 시간의 재발견>, <평균의 종말>, <가장 빨리 부자 되는 법>과 같은 자기 계발서들이 전부였다. 


언젠가부터 '성장'에 초점을 맞춰서 살아왔기 때문에 '에세이' 장르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 논픽션, 소설 장르에도 말이다. 그러다가 우연히 <오베라는 남자>, <초콜릿 하트 드래곤>이라는 소설책을 읽게 되었고, 꼭 자기 계발서가 아니더라도 이런 장르도 재밌을 수 있다는 생각에 '에세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한 번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에세이와 관련된 여러 책을 주문했다. <90년생이 온다>에서 부터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까지. 우선은 에세이 장르의 유명한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그중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를 제일 먼저 읽어봤다. 



사람들은 도대체 왜 에세이를 읽는 것일까?

"에세이 장르가 유명한 이유는 무엇일까?"등의 여러 궁금증이 들었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의 책 표지를 보니 <냉담한 현실에서 어른 살이를 위한 to do list>라는 문구가 보였다. "요즘 사회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어서 이런 책이 더 주목받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펼쳐봤다.


나나살(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의 저자 김수현 작가는 책의 설명에 이런 말을 덧붙인다.


우리는 모두 슈퍼 히어로를 꿈꿨다. 그리고 지금은 세상이 아니라 나를 구하는 것이 먼저인 어른이 되었다. 애매한 나이, 애매한 경력, 애매한 실력, 애매한 어른으로 자란 우리는 모두 어른을 연기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 언젠가의 우리는 어른이 되면 뭐든 할 수 있을지 알았다. 어른이 되면 대통령, 변호사, 소방관, 검사, 의사, 연예인, 가수, 강사 등이 되어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 알았다. 20~40 정도의 나이가 되면 돈이 많아져서 뭐든 할 수 있을지 알았다. 슈퍼 히어로가 되어 약자를 보호할 수 있을지 알았다. 


그러나 현실은. 애매한 나이, 애매한 경력, 애매한 실력, 애매한 어른이 되었다. '애매한 어른'이라는 말이 너무 가슴 아팠다. 하고 싶은 것, 꿈꾸는 것이 많았던 어린 시절을 넘어 이제는 현실과 마주하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어릴 적 상상했던 이상적인 나이가 다가왔다. 


지금의 나이에는 내 사업을 운영하며 돈 걱정 없이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 줄 알았다. 이 정도 즈음에는 결혼도 할 줄 알았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일 줄 알았다. 


그러나 현실은 상상 속의 그것이 아니었다. 애매한 나이에 애매한 경력으로, 애매한 실력으로 애매한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실제로도 우리는 모두 어른을 연기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과거와 달리 많이 성장하기는 했지만, 나이를 많이 먹기는 했지만 어린 시절의 나는 아직도 내 안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지금의 우리는 여러 경험에서 얻은 노하우와 지식들을 통해서 '어른'이라는 연기를 조금 더 잘 해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른이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에세이를 읽다 보면 위와 같이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아진다. 현실에 대해서 다양한 생각의 가지들을 펼쳐나갈 수 있다. 



에세이를 읽는 이유, 이제는 알 것 같다

Photo by Siora Photography on Unsplash
이 책은 현재를 살아가는 보통사람들에게 전하는 위로와 응원을 담고 있다. 무엇이 정답인지 알 수 없는 세상살이. 평범하지만 아름다운 '우리' 보통의 존재들을 위하여!


우리는 '어른'이 아닌 보통의 존재들일뿐이다. "우리는 자기 자신 외에 그 무엇도 될 수 없고, 될 필요도 없다." 나나살에 나오는 진정한 '나'로 살기 위한 다양한 조언을 들으니 위로와 응원이 되었다. 여러 에피소드를 보면서 공감을 하기도 하고, "오.. 작가님도 나랑 같은 생각과 경험을 하셨구나?"라면서 신기해하기도 했다. 


오늘 새벽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에세이를 읽는 이유를 이제는 알 것 같다. 가볍게 읽을 수도 있지만, 무겁게 읽을 수도 있는 책.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책. 이야기를 통해 공감과 위로, 힘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책이 에세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감성을 자극해서 그런 것일까? 이제는 자기 계발서 보다 왠지 에세이에 더 눈길이 간다. 더 많은 에세이 책을 보고 싶어 졌다. <안느끼한 산문집>,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등의 작품들도 궁금하다. 과연 어떤 내용의 흥미로운 글들이 가득할지. 



오롯이 자기 자신을 위해 살아가기

어른의 사춘기는 자신의 평범함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삶을 채울 수 있을 때 종결되는 것이며
우리는 그 순간 
진짜 어른이 될 것이다.


어른에게도 사춘기가 존재한다. 어른의 사춘기는 어린 시절 내가 품었던 이상을 떠나보낸 지점, 평범한 어른 중의 한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지점에서 찾아온다. 우리는 그것을 인정할 때야 비로소 진짜 어른이 될 수 있다. ㅡp48


사실 어른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저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하고 보통의 존재로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행복하게 살아가면 그만이다. 


과거에 해외여행을 갔다가 지인들 선물을 사느라 '내가 여행을 온건가? 남들 선물을 사러 온건가?'라는 생각이 든 적이 있다. 그 이후부터는 선물을 사지 않게 되었고, 오롯이 내 여행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라는 말처럼 다른 사람을 위해서 살아가는 삶이 아닌 아닌 오롯이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살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자기 자신을 위해 살아가기에도 인생은 그리 길지 않으니까. 


우리 모두가 '나'를 위해 살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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