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내 앞의 사랑과 다시 사랑할 수 있도록 새로이 태어났다
떠나려는
내 안의 사랑 앞에 무릎 꿇고
목을 길게 내밀며
그 사랑이 내 목을 내려칠 때까지
난 내 안의 사랑을 간직하며
순수한 내 미소를 머금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내 앞의 사랑은 결심이 끝난 듯
왼손으로 칼을 쥐고
웃으며 내가 일어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죽음 앞의 난
내 모든 걸 바쳐서라도
내 사랑을 간직할 수 있다 생각했지만
비겁한 난
어느새인가 무릎이 들리었고
내 안의 사랑과 벌써 이별을 고했는지
난 아무것도 모르는 날 위로하며
처음 지어보는 낯설지 않은
미소를 내 앞의 사랑에게 띄운다.
그 순간 서로의 미소 속에
내 사랑은 왼손의 칼마저 거두고
내 이별이 되어 미소를 흘리며 사라져 버렸다.
그때
난 또 다른 사랑과
다시 사랑할 수 있도록
새로이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