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보증기간내 제품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수리가 아닌 ‘교환’ 해 주는 초스피드 애프터 서비스(AS) 정책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 고객 과실 여부를 놓고 실랑이를 하던 기억을 가지고 있던 소비자들은 이러한 애프터 서비스 정책에 매료되었다.
진정한 고객을 위한 서비스의 본질적인 마인드를 갖추고자 했으며 이를 실천함으로서 삼성전자의 브랜드를 “좋은 서비스”로 연결시켜주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삼성전자의 이러한 막강한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워 시장을 넓히기 시작했고 2000년대 후반에는 제품자체의 성능도 향상되어 선두 업체인 웨스턴디지털(WD)과 씨게이트(Seagate)와의 격차도 줄여나갔다.
그런데,
2011년 4월 19일 삼성전자는 HDD사업부를 통째로 씨게이트사에 전량 매각을 단행했다. 당시 웨스턴디지털, 시케이트가 각각 점유율 40%대, 30%대로 양분하고 있었고 그 뒤를 삼성전자가 10%로 4위를 점하고 있었다.
삼성전자가 공들여 키워온 HDD사업을 매각한 것은 미래의 가치를 판단하는 능력에서 기반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낸드플래시 시간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로 급속하게 재편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HDD는 데이터가 저장되는 플래터를 모터를 통해 회전시키고, 액세스 암 끝에 달려있는 헤드를 통해 읽거나 쓰기 작업을 수행한다. 5400rpm, 7200rpm 등 모터 속도에 따라 HDD 성능도 차이가 난다. 진동 및 소음은 피하기 어렵다.
반면 SSD는 모터 등 기계적 구동장치가 전혀 없는 반도체(낸드플래시) 기반이다. 소음이나 속도 측면에서 HDD에 우월하다. 단점은 HDD 대비 크게 높은 가격 및 작은 저장용량이었다. 당시 전문가 및 기업을 제외하면 일반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만한 제품은 아니었다.
일각에선 '삼성이 이처럼 서둘러 HDD 사업을 접을 필요가 있느냐'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특히 2011년 10월 태국을 강타한 초대형 홍수로 HDD 공장들이 피해를 입으면서 제품 가격이 2~3배 단숨에 뛰자, '한국산 HDD'가 누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게 됐다는 아쉬운 목소리도 들렸다.
삼성전자는 2005년 세계 최초로 16GB UMPC(울트라모바일PC)용 SSD를 개발한데 이어, 2006년 32GB 제품을 내놓으며 기업용 PC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다. 2011년 소비자용 SSD를 런칭해 2013년 글로벌 소비자용 SSD 시장에서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2012년에는 업계 최초로 고성능 3비트 MLC 낸드를 기반으로 고용량 SSD 라인업을 출시하며 데이터센터 시장까지 영역을 넓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8월 첫 V낸드 SSD를 출시했고, 2014년 하반기부터는 모든 소비자용 SSD 라인업을 V낸드로 전환했다. 3D V낸드는 정보를 저장하는 셀을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쌓아올려 용량과 속도를 대폭 개선한 제품이다. 수명도 기존 평면 낸드보다 2배~10배 이상 길다. 현재 3D V낸드플래시로 SSD를 양산하는 업체는 전 세계에서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SSD 시장점유율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 기준 2015년 삼성전자의 SSD 시장 점유율(매출액 기준)은 39%에 달했다.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2013년 32%에서 2014년 35%로 높아졌다.
D램익스체인지 분석에 따르면 128기가바이트(GB) SSD와 500기가바이트(GB) HDD의 가격 차이는 올해 중 3달러 이하로 좁혀질 전망이다. 비교 대상인 SSD와 HDD 간 4배의 용량 차이가 있지만, 시장 내 포지션을 감안할 때 SSD가 HDD를 넘보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2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