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집으로 가기 위해선 항상 명동을 지나가야하는데 이맘때가 되면 화려하게 꾸며진 백화점을 둘러보기 위한 관람객들로 북적북적하다. 그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느껴지면서 괜히 설레는 마음이 든다. 초록색, 빨간색 그리고 검은색으로 조화를 이룬 장식품은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따뜻함이 느껴진다.
크리스마스 트리(Christmas tree), 리스(Wreath), 겨우살이(Mistletoe), 포인세티아 등 다양한 재료는 성탄절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오늘은 그중에서 '겨우살이(Mistletoe)'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겨우살이는 땅에 뿌리를 내리지 않고 나무에 기대어 겨우 살아가는 식물이다. 나무에 기생하지만 초록색 잎을 갖고 있어 광합성을 하기에 반기생 식물이다.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고 있으며 4속 6종류로 난대, 온대 활엽수림 주로 참나무, 자작나무, 물오리나무, 팽나무 등에서 기생한다. 하지만, 도심에서는 쉽게 보기 어렵다. 그 이유는 해발고도가 꽤 높은 곳에서 자라기 때문에 산으로 가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숙주(수종)에 따라 겨우살이 약효가 다르다고 알려져 있으며 뽕나무 겨우살이만 약으로 사용하였다.
겨우살이 종자는 점액질이 많아 조류가 과실을 먹고 다른 나무로 이동하여 배설하면 숙성(?)된 종자가 나뭇가지에 붙어 발아한다. 겨우살이는 항암효과가 있다고 밝혀져 약재로 많이 이용하고 있다. 그래서 트래킹을 하다 보면 겨울철에 겨우살이를 따러 나무에 올라가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그걸 떠나서 개인 소유 산이 아닌 이상 명백한 불법행위이다.
신비감을 주는 겨우살이는 서구 문화에서 다양한 신화와 전설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켈트인의 종교였던 드루이드교인들은 참나무를 신성시 여겼으며 그곳에서 기생하는 겨우살이도 신성한 식물로 여겼고 수북하게 자라는 모습이 다산(多産)을 상징하여 다산(多産)을 상징하는 황소를 겨우살이 밑에서 죽였다고 전해진다.
겨우살이는 영화 속에서 종종 소재로 사용된다. 영화 <해리포터>에서는 해독재와 건망증 약을 만들기 위해 겨우살이 열매를 사용했고 <해리포터와 불의 잔>에서 주인공 해리는 겨우살이 장식 밑에서 키스를 나눈다. 또한, <러브 액츄얼리> 명곡인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노래 속 가사에 겨우살이가 나온다. 서양권에서는 겨우살이 밑에서 입을 맞추고 열매를 따먹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믿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I'm just gonna keep on waiting underneath the misletoe
추신.
근데.. 문득 들었던 생각이 하나 있었다.
겨우살이는 다른 나무에 이식이 될까?
물론 실패했지만, 다시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추신+
이 병에 담긴 술이 겨우살이 중에서도 최상 효과(?)를 가졌다고 전해지는 '꼬리겨우살이'로 담근 위스키라고 합니다.
<자료 출처>
이광수(남부산림연구소) - 숲과 문화 제18권 6호 경이로운 숲의 세계 '겨우살이'
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060323.010281457280002
강판권, '역사와 문화로 읽는 나무사전' (글항아리,2019), 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