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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가 김정두 Jan 16. 2024

공룡알을 품은 히말라야시다

대구를 상징하는 가로수

 금송아라우카리아와 더불어 세계적인 조경수로 이용되는 개잎갈나무(히말라야시다)는 내한성이 약해 우리나라 중부이남에 주로 식재되었다.


 주변 조경인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잎갈나무보다는 주로 히말라야시다로 불려지는 듯 허다. 이 나무는 이름에서부터 원산지를 유추할 수 있듯 1930년경 히말라야 북부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도입된 수종이다. 우리나라 수종명에 '개'가 붙어있다면 '가짜'를 의미한다. 추운 지방에서 자라는 '잎갈나무'와 유사해 붙여진 이름이다.

금송과 아라우카리아

 히말라야시다가 가지고 있는 본래 수형이 아름답고 공해에 강해 가로수로 많이 식재됐다. 문제는 이 나무는 높이 50m, 직경 1m 이상으로 매우 크게 자라며 성장도 빠르다. 이렇게 큰 나무가 상대적으로 좁은 폭을 가진 공간에 식재되었다면 발생될 문제는 자명하다. 게다가 히말라야시다는 뿌리가 얕으면서 넓게 퍼지는 수종(천근성)으로 알려져 있다. 그로 인해 강풍에 잘 넘어간다.


 강한 추위를 견디지 못하는 특성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좋아했다고 알려진 히말라야시다는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보다 대구 곳곳에 심어졌고 대구를 상징하는 나무로 불렸다. (하지만 대구시목은 '전나무'이다.) (???) 지난 2003년 우리나라를 강타한 태풍 '매미'는 대구에서만 히말라야시다 천 여그루가 쓰러졌다. 대구를 가보면 남은 히말라야시다를 보호하기 위해 지지대를 세워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히말라야시다가 강풍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어느 정도 사람들에게 알려진 듯하다. 그래서인지 나는 몇 년 전 지방 한 민가로부터 쓰러질 위험이 있는 히말라야시다 제거를 요청받았었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히말라야시다는 정말 크게 자란다. 그런 나무가 아래의 사진처럼 좁은 공간에 있다면 거주하는 사람들이 위협으로 느껴질 만하다. 수목을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최악이라 할 수 있다. 인명뿐만 아니라 재산에도 큰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협소한 공간에 자란 큰 나무를 제거하는 일은 만만치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넓은 공간에 단독수로 자리 잡은 '히말라야시다'는 정말 멋지다. 진한 청록색을 띠는 잎 색감이 좋고 굵은 가지가 수평으로 넓게 퍼지면서 펼쳐지는 수관이 장대하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관찰할 수 있는 솔방울보다 상대적으로 큰 구과를 가지고 있어 10~11월에 구과를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추신.

적합한 장소에 적합한 나무를 식재하는 적지적수(適地適樹) 개념으로 한 곳에 뿌리내린 나무가 오랫동안 살아갈 수 있도록 관리되길 희망합니다.


추신+

히말라야시다 목재향은 이국적이면서 산뜻한 향이 납니다. 이색적인 그 향이 저는 정말 좋았습니다. 히말라야 시다를 공부하면서 느낀 사실은 외국인들도 그 향을 매력적으로 생각해 오일로 증류해 사용한다고 합니다.





자료 및 사진출처

https://species.nibr.go.kr/species/speciesDetail.do?ktsn=120000059950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180109/88079828/1

https://www.joongang.co.kr/article/228915#home

https://www.yna.co.kr/view/AKR20230227139300053

https://www.zayataroma.com/en/oils/cedar-himala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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