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가을하늘 아래 더욱 붉게 빛나는 열매
소한(小寒), 대한(大寒)이 지나고 혹독한 겨울 추위도 한 걸음 물러나는 입춘(立春)이 다가올 즈음 정원에 식재된 나무의 꽃봉오리가 터질 듯 말 듯 바라보고 있으면 괜스레 마음이 설렌다. 소복이 쌓인 흰 눈 사이로 노란 꽃망울이 올라오는 '크로커스', 봄의 전령이라 불리는 '복수초' 등이 봄의 시작을 본격적으로 알린다. 비슷한 시기 따뜻한 남부지방에서는 벌써 매화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봄을 알리는 수많은 꽃과 나무 중 노란색 꽃이 먼저 피고 붉게 익는 열매가 있는 '산수유'가 유독 눈에 들어온다. 조경수로도 많이 식재되어 있어 우리 주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산수유는 낙엽 소교목으로 높이는 4~8m가량 자란다. 가지치기는 크게 필요 없으며 식재된 환경에 맞게 가지를 적절하게 솎아 베어 수형을 교정한다. 국명은 '산에서 자라며 수유(茱萸)가 달리는 나무'이다. 열매가 붉게 익는다는 뜻인 수(茱)와 열매를 생으로 섭취할 수 있다는 뜻인 유(萸)로 수유는 열매를 생으로 섭취할 수 있는 붉은 열매라는 뜻이다. 다른 봄꽃보다 먼저 노란 꽃을 '산형꽃차례'에 작은 꽃이 20~30개씩 달린다. 꽃잎은 4개로 뒤로 젖혀진다.
전남 구례에서 열리는 산수유꽃 축제는 우리나라 대표 봄꽃축제이다. 그만큼 산수유에 대해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다. 짤막하게 소개하면 옛 구례 산동면 처녀들은 산수유 열매를 입에 가득 넣고 앞니를 이용해 씨와 과육을 분리했다. 어린 시절부터 반복된 노동으로 처녀가 된 소녀들은 앞니가 닳게 되었는데 이는 다른 지역에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고 한다. 평생 입으로 산수유를 분리해 온 산동 처녀와 입 맞추는 것은 이롭다고 알려져 다른 지역에서 며느리로 삼겠다는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고 전해진다. (오늘날은 모든 과정이 기계화로 이뤄진다)
24년인 올해는 3월 9일(토) ~ 17(토), 9일간 전남 구례군 산동면 온천광관지 일원에서 행사가 열린다. 서울이나 경기도에서 산수유를 봐도 아름답지만 지역 축제인 전남 구례에 방문해서 산수유꽃 길을 걸어보면 어떨까 싶다.
추신.
산수유가 남자한테 딱 좋은데. 정말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직접 말하기도 그렇고..??
자료 및 사진출처
https://www.joongang.co.kr/article/14227442#home
https://www.koya-culture.com/news/article.html?no=123185
https://www.gurye.go.kr/tour/detail.do?tourId=TOUR_0000000100&menuNo=10400100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