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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가 김정두 Feb 06. 2024

살아있는 화석, 소철(蘇鐵) 선생님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는 소철은 우리나라 중부지방의 혹한기를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따뜻한 남부지방과 제주도에서 조경수로 식재된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애초에 아열대 지방에 적응한 식물이라 그렇다. 소철이 가진 넓게 펼쳐진 잎, 용 비닐처럼 보이는 수피는 정말 매력적이다. 그래서일까? 커다란 파인애플처럼 보이는 소철을 관상용으로 키우고자 집 안으로 혹은 온실 안으로 데려왔다.

온실 속 소철 선생님

 여러분도 알다시피 소철은 천 년 이상 살아있는 살아있는 화석으로 잘 알려져 있는 식물이다. 오랜 세월을 견딘 만큼 소철은 강인한 생명력을 가져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고 다른 종자식물에서 볼 수 없는 원시적 형태의 생식기관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린다.

소철 암그루의 생식기관과 기둥 모양의 소포자낭수

 소철(蘇鐵)은 쇠 철(鐵)과 되살아날 소(蘇)를 사용한다. 이름에 '쇠'가 붙은 걸 보면 철이 가진 강인한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안타깝게도 진짜 '못'을 박아 땅에 심으면 다시 살아나는 뜻이다.

왜국에 사는 이 나무는 소철이다. 중기가 곧고 곁가지가 없으며 잎은 끝에서 자라 우산처럼 사방으로 펼쳐진다. 나무가 불에 그을려 바싹 말라도, 뿌리째 뽑혀 3~4일 볕을 쬐어도, 나무 전체에 못을 쳐도 땅에 심기만 하면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다. 고로 소생한다고 이름했다.

                                                                                  이수광(1563~1628), <지봉유설>
  자료참고 역사와 문화로 읽은 나무사전, 강판권

 

 정원수를 관리하다 보면 다양한 미신(?)을 접하게 된다. 소철처럼 철분공급을 위해 못을 박는다는 이야기와 알이 큰 대추를 생산하기 위해 대추나무에 철을 공급하기 위해 나무줄기에 못을 박는다는 이야기처럼 말이다. 예로부터 경험을 토대로 나온 이야기라 그런지 논란거리가 되지는 않는 듯하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궁금하긴 합니다만 쉽게 도전할 용기는 없어요..)


 소철은 은행나무와 동일하게 '정자'를 생성하는 것으로 밝혀져 별도로 분류되었다. 그래서 소철은 소철문, 소철강, 소철목, 소철과, 소철 속, 소철로 강력한 분류체계를 갖고 있다.


 간혹 모든 식물을 대할 때 유독 '섭취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하는 분들이 꼭 계신다. 소철은 자체에 독성이 있어서 먹어선 안된다. 남태평양 토착민족들은 종종 식물을 정제해 식재료로 사용하곤 했고, 원산지 중 한 곳인 일본에서도 기근을 퇴치하는 용도로 정제해 먹곤 했다. 하지만, 식재료의 풍요 속에 사는 오늘날은 먹지 않는다.


추신.

"소철은 행운을 상징하며 100년에 한 번 꽃을 피운다."는 잘못 알려진 사실입니다. 소철이 꽃을 피우기 위한 조건이 맞지 않았을 뿐입니다. 성숙한 소철은 20~30년생이 되면 꽃을 피울 수 있다고 합니다.

https://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nNewsNumb=201008100035



단행본 출처

1. 김태영,김진석 [한국의 나무, 우리 땅에 사는 나무들의 모든 것] (돌베개, 2023), 28

2. 강판권, [역사와 문화로 읽는 나무사전] (글항아리, 2019), 20-25


자료 출처

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060223.010281422500002

https://www.jejutwn.com/news/article.html?no=139120

https://ja.wikipedia.org/wiki/%E3%82%BD%E3%83%86%E3%8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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