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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가 김정두 Apr 30. 2024

이팝에 고깃국, 이팝나무

 북한 표현 중 '이팝에 고깃국 기와집에서 비단옷'이라는 표현이 있다. 북한 김일성이 1962년 천리마 운동 당시 표어로 발언한 내용으로 북한 인민의 부유한 미래를 약속한 표현이다. 그만큼이나 이팝에 고깃국은 부유의 상징이었다.


 이팝은 흰쌀밥을 말한다. 흰쌀밥은 조선시대에 '이밥'으로 불렸다. 조선시대 양반 '이(李)'씨들만이 먹을 수 있는 특권이었기 때문이다. 흰쌀밥을 동경하는 서민의 입장에선 이팝나무에 핀 흰꽃은 수북이 쌓인 쌀밥으로 보였을 것이다. 꽃이 만개하는 개화시기와 모내기 시기가 맞물렸기에 농경사회였던 우리 조상님들은 풍년을 기원했다.


이팝나무

 낙엽 지는 키 큰 나무로 높이 20m, 지름 70cm까지 자라며 우리나라 중부 이남의 산야에 드물게 자생한다. 5월에 2년 된 나뭇가지 끝에서 3~12cm 원추꽃차례에 백색의 꽃이 모여 달린다. 화관은 4갈래로 깊게 갈라진다. 최근 확인된 사실로 이팝나무는 '수꽃 나무'와 암술 수술이 모두 있는 '양성화 나무'가 따로 있는 '수꽃양성화딴그루'이다. 양성화 나무는 가을에 타원형 검은 열매를 맺는다.

이팝나무 꽃과 열매 <사진출처 :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 이팝나무>

 최근 이팝나무는 가로수, 정원수, 조경수 등 녹지를 조성하는 공간에 빠짐없이 식재되고 있다. 그 이유로는 공해와 병충해에 강하고 혹한의 겨울을 견딜 수 있는 내한성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단, 이식이 까다로워 뿌리가 온전히 내릴 때까지 관리가 필요하다.


추신.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하얀 꽃이 만개한 이팝나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가로등 불빛에 비친 꽃은 '벚꽃'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했었는데 이팝나무 꽃도 그 이상으로 아름답네요. 그만 멍 때리고 어서 집으로 가야겠습니다.



자료 출처

1. 김태영,김진석 [한국의 나무, 우리 땅에 사는 나무들의 모든 것] (돌베개, 2023), 632p, 이팝나무

https://species.nibr.go.kr/home/mainHome.do?cont_link=009&subMenu=009002&contCd=009002&pageMode=view&ktsn=120000063188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9454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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