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움이 돋기 시작할 때 눈에 띄는 나무가 있다. 잎 보다 꽃이 먼저 피는 나무, 잎이 아기 기저귀 마냥 큰 나무, 잎이 난 개수로 수종을 알 수 있는 나무 등 몇몇 수종은 쉽게 구별이 가능하다. 그중에서 칠엽수는(七葉樹, 일본칠엽수) 보통 잎이 7장 나기에 눈에 쏙 들어온다. (사실 작은 잎 5~9개로 구성되었지만 말이다) 칠엽수와 비슷한 나무인 마로니에(서양칠엽수, 가시칠엽수)도 작은 잎이 5~7개가 난다.
서울 혜화동 대학로와 이화동 사이에는 휴식공간인 '마로니에 공원'이 있다. 마로니에 공원에 가보면 붙여진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마로니에 나무'가 공원을 상징한다. 그 외에도 무궁화, 노각나무, 배롱나무, 은행나무 등 다양한 나무가 식재되어 있다. 하지만, 마로니에 공원에 마로니에 나무가 아닌 대부분 칠엽수가 식재되어 있다.
마로니에 공원은 1975년 서울대학교 캠퍼스가 관악구로 옮겨지면서 그 부지에 들어섰다. 식재된 나무를 보존하면서 1982년 4월 29일 마로니에 공원이 개원했다. 1920년 경성제국대학교가 자리를 잡으면서 일본 원산인 칠엽수를 공원수로 식재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칠엽수와 마로니에가 다른 나무인가..?
일본 원산 수종으로 홋카이도 남부 이남에 분포한다. 가로수와 정원수로 전국에 식재된다. 낙엽 지는 키 큰 나무로 높이 20~30m, 지름 2m까지 자란다. 나무껍질은 세로로 얇게 갈라지며 회갈색이다. 잎은 5~9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가장자리에 겹톱니가 있으며 잎 뒷면과 맥 위에 주로 백색 털이 밀생한다.
4~5월에 새 나뭇가지 끝에 원추형 꽃차례에서 백색 혹은 연한 황색 꽃이 모여 달린다. 수꽃양성화한그루로 대부분의 꽃은 수꽃이며 꽃차례 아래쪽에 적은 수의 양성화가 달린다. 9~10월에 갈색으로 익는 열매 안에는 밤을 닮은 종자가 들어있다. (먹어선 안됩니다)
유럽 동남부(알바니아, 불가리아, 그리스, 슬로베니아, 마케도니아) 원산 수종이다. 가로수와 정원수로 전국에 식재된다. 낙엽 지는 키 큰 나무로 높이 30m, 지름 2m까지 자란다. 마주나는 잎이 5~7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가장자리에는 불규칙한 겹톱니가 있다. 잎 뒷면과 맥 위에 갈색 털이 밀생한다.
4~5월에 새 나뭇가지 끝에서 나온 원추형 꽃차례에 백색의 꽃이 모여 달린다. 수꽃양성화한그루로 대부분 꽃은 수꽃이며 꽃차례 아래쪽에 적은 수의 양성화가 달린다. 9~10월에 갈색으로 익는 열매는 밤을 닮은 종자가 들어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열매 표면에 짧은 가시가 있으며 전반적으로 잎과 꽃차례가 조금 작다. (종자를 그냥 먹어선 안됩니다)
일본칠엽수와 서양칠엽수 모두 상당히 크고 넓게 자란다. 가로수로 식재할 경우 건물과 전선에 의해 축소 전정이 불가피하지만 공원수로 단독으로 식재한다면 말이 달라진다.
산림과학원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고의 밀원 식물인 '아까시나무'보다 꿀 생산량이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1ha 면적에 칠엽수 80그루가 있다고 가정할 경우 약 64kg의 꿀이 생산이 가능하다고 한다. 동일 면적 당 아까시나무는 38kg를 생산하는 점을 비교하면 상당히 뛰어난 밀원식물이다.
추신.
가로수와 정원수로 식재된 나무가 우리에게 '휴식처'를 제공하면서 '꿀'을 생산할 수 있고 나무의 수명이 다했을 때 '목재'로써 우리에게 다가온다면 그게 진정한 탄소순환경제가 아닐까요?
자료출처 및 사진 출처
1. 김태영,김진석 [한국의 나무, 우리 땅에 사는 나무들의 모든 것] (돌베개, 2023), 539-541p, 칠엽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88/0000833662?sid=110
https://newsteacher.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09/2019050900384.html
[식물이야기] 마로니에 공원에는 마로니에가 없다… 일반 칠엽수를 혼동한 듯
premium.chosun.com
https://www.koya-culture.com/news/article.html?no=122883
https://ja.wikipedia.org/wiki/%E3%83%88%E3%83%81%E3%83%8E%E3%82%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