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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가 김정두 Apr 16. 2024

아름다운 꽃에 발길을 멈추게 만든, 척촉(蹠矗)

 형형색색의 꽃과 나무는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산수유, 개나리, 매화, 벚꽃, 조팝, 진달래 등 매주 새롭게 피는 꽃들로 바라보는 눈이 즐겁다. 길을 걷다가 마음에 드는 꽃을 발견하면 발길을 멈추고 자세히 꽃을 관찰하거나 사진을 찍어본다. 이처럼 아름다움을 간직하려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나 보다. 어떤 꽃이 그토록 아름다웠길래 지나가던 이들의 발길을 멈추게 만들었을까? 머뭇거릴 척(蹠), 머뭇거릴 촉(矗)을 사용하여 '척촉(蹠矗)'이라 불리는 꽃이 있었다. 바로 철쭉이다.


 '척촉(蹠矗)' 한자에서 알 수 있듯 본질은 '머뭇거림'이다. 꽃이 아름다워 지나가던 이들이 발길을 멈췄다는 이야기, 진달래와 달리 꽃에 독성이 있어 양이 꽃과 거리를 두는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가 존재한다. 다양한 설화 중에서도 나는 철쭉이 가진 아름다움에 발길을 멈춘 이야기가 더욱 공감된다. 


 조경수로 우리 주변에 식재된 철쭉은 진달래과로 미묘한 차이를 가진 다른 종이 많이 식재되어 있다. 진달래, 참꽃나무, 산철쭉, 철쭉, 영산홍 등 멀리서 바라보면 다 색만 오묘하게 다르지 다 똑같아 보인다. 그럼에도 꽃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비교해 보고 정확한 이름을 앎으로 그 존재를 깊이 느낄 수 있다. 김춘수 시인의 <꽃>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말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철쭉

 우리나라 전국 산지에 분포하며 낙엽이 지는 키 작은 나무로 높이는 2~5m 자란다. 수피는 회색으로 매끈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면 작은 조각으로 떨어진다. 잎은 가지 끝에서 5장씩 모여나며 끝이 둥글다. 잎 뒷면은 연한 녹색으로 맥 위에 털이 난다. 꽃은 4~6월 잎이 펼쳐지는 시기에 분홍색의 양성화가 피며 새 가지 끝에 3~7개씩 모여 달린다. 꽃잎 윗부분에 적갈색 반점이 있으며 수술은 10개이다.

철쭉 꽃과 잎

 진달래와 철쭉은 구분하기 쉽다. 철쭉은 꽃과 잎이 같이 나오고 진달래에 비해 가지가 굵고 잎이 더 크며 가지 끝에서 모여 달린다.


산철쭉

 우리나라 산지 능선이나 하천 가장자리에 자생하며 한반도 고유종이다. 낙엽 혹은 반상록 키 작은 나무로 높이는 1~2m 자란다. 겨울눈은 황색의 누운 털이 있고 끈적인다. 잎은 나뭇가지 끝에서 모여달리며 장타원형이며 잎 뒷면에는 잎자루와 더불어 갈색 털이 빽빽하게 난다. 꽃은 4~5월에 가지 끝에서 자색의 양성화가 2~3개씩 모여 달린다. 수술은 10개이며 중간 이하에 백색 털이 있다. 하천가에 흔하게 자라 '물철쭉', '수달래'라고도 부른다.


 반상록성 관목으로 잎과 줄기 등에 갈색의 긴 털이 밀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산철쭉 겨울눈과 꽃 그리고 타원형 잎

영산홍

 일본 원산으로 '왜철쭉'으로 불리기도 한다. 다른 진달래과 식물과 비교했을 때 한 달 정도 늦은 5~6월에 꽃을 피운다. 상록인 키 작은 나무 1m 이하로 자란다. 잎은 어긋나고 가지 끝에 모여난다. 관목답게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잔가지에는 갈색 털이 있다. 꽃 윗면에 홍자색 반점이 있고 수술이 5개로 철쭉과 구별할 수 있다. 공해에 강한 특성으로 우리나라에선 주로 도심 속 산울타리 용으로 많이 식재한다. 원예특작과학원 유봉식 실장님 자료에 따르면 식재된 조경수 15% 이상이 영산홍이라 한다.


 주로 빨간 꽃을 가졌으나 자색꽃을 가진 자산홍, 흰 꽃을 가진 백영산이 있다.

영산홍

관리하기

 화분에 키우는 철쭉, 산철쭉, 영산홍은 마르지 않도록 습도를 유지한다. 산울타리용으로 식재된 나무도 마찬가지이다. 꽃이 만개된 후 지면 전정(가지치기)을 시작한다. 식재된 환경에 따라 전정하는 방법이 다르지만 본질은 같다. 전정 후 가을이 되면 새로운 가지가 솟아오른다. 이때 전체적인 면을 잡기 위해 가지를 다듬으면 다음 해에 피는 꽃 수가 줄어들지만 새 가지를 놔두면 피는 꽃 수는 많아진다. 여러분 상황에 맞게 전정 방법을 선택한다.


 전정을 마친 뒤 비료를 살포한다. 여름이 다가오면 응애와 방패벌레와 같은 병충해가 발생하며 피해를 발견하면 적절한 방제를 실시한다. 전반적으로 관리하기 쉬운 나무에 속한다.



자료 및 사진출처

1. 김태영,김진석 [한국의 나무, 우리 땅에 사는 나무들의 모든 것] (돌베개, 2023), 291p 산철쭉

2. 김태영,김진석 [한국의 나무, 우리 땅에 사는 나무들의 모든 것] (돌베개, 2023), 293p 철쭉


https://korean.visitkorea.or.kr/kfes/detail/fstvlDetail.do?fstvlCntntsId=86c83f48-8750-4de0-81e5-a8a257507bcd#none

https://species.nibr.go.kr/home/mainHome.do?cont_link=009&subMenu=009002&contCd=009002&pageMode=view&ktsn=120000061405

https://ko.wikipedia.org/wiki/%EC%B2%A0%EC%AD%89

https://species.nibr.go.kr/home/mainHome.do?cont_link=009&subMenu=009002&contCd=009002&pageMode=view&ktsn=12000023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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