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깃털을 닮은 잎이 떨어지는
식물을 가꾸거나 작물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농업은 ‘물(Water)'을 확보하기 위한 전쟁이다. 그들은 물 없이는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온대기후에 속한 우리나라는 연평균 1,320mm 강수량으로 작물을 재배하기 좋은 조건처럼 보이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작물은 연중 일정한 수분이 필요하나 우리나라 여름철 강수량은 804mm로 다른 계절에 비해 집중되어 있다. 일정 강수량을 넘는 폭우는 작물이 흡수하기 전에 지하로 대부분 침투되어 사용할 수 없어 녹색을 가꾸는 사람들은 가뭄을 대비해야 한다.
어린 시절 내가 자란 시골 마을은 농사를 짓거나 과수를 키우는 마을이었다. 어렴풋이 떠오르는 기억은 마을 사람들이 비 예보가 있는 날이면 농업용수를 저장하기 위해 어린 나보다 큰 파란 물통에 빗물을 모으는 일이었다.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물 부족 국가,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이 학교 정문 플랜카드와 복도 그리고 공공장소에 붙어있었다.
"물을 아껴 사용합시다"
"양치컵을 이용합시다"
어느 날 나는 부모님과 손을 잡고 시골 마을을 걷고 있었다. 봄 가뭄이 오랜 기간 지속되어 개울가엔 물 한 방울 없이 바닥면이 보였다. 물 수제비를 던지고 놀던 곳이라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철없는 내 마음과 달리 농사를 짓는 분들의 마음은 착잡했다. 자식같이 키운다고 하지 않던가. 그분들은 자식을 잘 키우기 위해 어떻게든 물을 공급해야만 했다. 생각보다 가뭄은 오래 지속되었고 마을 주민들은 협의체를 구성해 관개수도 확장 사업을 통한 지하수를 추가로 공급하는 방법을 강구했다. 곧장 공사에 들어갔지만 또 다른 복병을 마주쳤다.
생명 같은 봄비가 내리지 않아 가뭄이 지속되는 것으로 보였지만 지하수가 사라지게 만든 범인은 따로 있었다.
북아메리카 동남부에 분포하며 우리나라에선 가로수와 조경수로 전국에 식재된다. 측백나무과 낙엽이 지는 키 큰 침엽수로 높이 40m, 지름 2~3m까지 자란다. 껍질이 세로로 벗겨지는 수피는 회색이나 적갈색이다. 잎은 수평으로 2열 어긋나게 달리며 암수한그루이다.
낙우송은 밑둥 주변에 목질 기둥인 슬근이 발달하는 특징을 가졌다. 물 주변에 서식하는 낙우송의 뿌리 호흡을 보조하는 기근으로 알려져 있으나 현재로서 슬근은 정확한 기능이 명확하지 않다. 다만, 습지나 물가는 약한 지반을 가지고 있는데 약한 지반에서 생육하기 위한 버팀목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추신.
정말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인가요? 사실을 떠나 물을 절약하면 좋아요.
자료출처
『한국의 나무』(김진석·김태영, 돌베개, 2018) ‘낙우송’ p62
http://www.nature.go.kr/kbi/idx/searchIndex.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