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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가 김정두 Aug 15. 2023

산에서 자라는 사과나무, 산사나무

탕후루(糖胡蘆) 열매

 퇴근 후 사랑하는 키키와 산책을 하며 종종 동네를 둘러보곤 한다. 새로운 가게가 생겼는지, 어느 가게가 인기가 많은지 등 주변을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최근 인상 깊었던 장면은 교복 입은 여학생들이 마라탕 가게 안의 모든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식사를 마친 학생들은 자연스레 옆 가게로 가 한 손에 설탕에 절인 과일 꼬치를 하나씩 들고 나왔다.


 “오호.. 마라탕 먹고 후식으로 탕후루를 먹는 게 또 유행이구나”


 탕후루(糖胡蘆)는 딸기, 귤, 체리 등 새콤달콤한 과일 위에 설탕과 꿀로 코팅한 간식으로 원조는 중국의 '산사나무 열매'로 만든 탕후루이다.

사진출처 : http://tour.haoshandong.net/diary/detail.asp?autoid=12573&page=4&cat3=

 어른들에게는 산사나무 열매로 만든 산사춘이라는 술이 익숙하겠다. 산사주는 기름진 음식을 먹고 더부룩한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비타민 C와 폴리페놀이 함유되어 항산화작용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으며 단백질과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인 리파아제가 있어 질긴 고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준다고 한다.


산사나무(山査)

 산사의 한자를 살펴보면 뫼 산(山)과 나무 목(木)과 아침 단(旦)을 더한 문자로 산에서 자라는 아침의 나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산사나무에는 수백 개의 붉은 열매가 열리는데 이 모습을 바라보면서 해 뜨는 아침을 비유한 것으로 생각된다.  


 학명은 'Crataegus pinnatifida'로 크라타이구스(Crataegus)는 나무재질이 단단하다는 뜻이고 피나티피다(pinnatifida)는 잎의 가장자리가 깊게 갈라진다는 뜻을 가졌다. 소교목이라 크게 자라지는 않아 지팡이, 목침 등 공예품으로 만들어 사용했다.

산사나무 열매, 한 그루에서 많게는 천 개가 넘는 열매가 열린다.

특징

 장미과 낙엽성 소교목이다. 햇볕을 좋아하고 높이는 4-8m가량 자란다. 어긋나는 잎은 깃골로 갈라지는 특징이 있고 5월에 피는 하얀 꽃과 붉게 익는 열매는 관상가치가 있어 조경수로도 인기 있다.

산사나무 잎과 꽃

 북부지방에서 자라는 야광나무와 헷갈릴 수 있다. 야광나무는 잎이 얕게 갈라지며, 뒷면에 잔털이 많아 구분할 수 있다. 또한, 잎 가장자리가 깊게 갈라지지 않는 미국산사와 구별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는 나무이다.

야광나무 잎과 꽃 그리고 미국산사나무 잎과 꽃

 붉게 익은 산사나무 열매는 달콤 쌉쌀한 맛이 나 얼핏 사과를 먹는 듯한 느낌이 난다고 한다. (나는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던데..?) 그래서 새와 벌레가 꼬인다. 하지만, 산사나무도 호락호락하게 그들에게 쉽게 열매를 놓아주지 않는다. 아래 사진에서 보다시피 꽤나 큰 가시가 달려있어 나무에 접근하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레는 열매뿐만 아니라 잎도 갉아먹어 적절한 방제가 이뤄져야 한다.

산사나무 가시

이식 및 전정

 산사나무는 내한성이 강하고 직근성 뿌리를 가졌다고 알려졌으며 이식이 꽤나 까다로워 뿌리가 자리를 잡기 전까지는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전정은 휴면기인 겨울철에 실기하고 꼬여있는 가지나 위로 솟아난 가지를 위주로 정리해 자연수형을 만들어준다.

산사나무 이식 후 관리

 

산사나무(山査) 이야기

 가시가 달려있는 나무는 동서양을 떠나 재앙을 막고 액(厄)을 극복하는 행위로 사악한 기운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전통 민간신앙 중 하나인 벽사(辟邪)의 뜻을 가졌다. 산사나무 영어 명칭은 'Hawthorns'으로 벼락을 막는다는 뜻을 가졌다. 그래서 우리나라와 같이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기 위해 외국에서도 산사나무를 울타리로 식재하곤 했다.


또한, 5월에 피는 꽃이 아름다워 5월을 대표하는 메이(May)라 불린다. 1620년 유럽 청교도인들이 미국으로 건너가기 위해 탄 배가 메이 플라워 호(The May Flower)였다. 대양을 건너면서 벼락을 막아주기를 기원한 의미로 명명되었다.


산사나무(山査) 노거수

 지금은 태풍 볼라벤에 의한 강풍피해와 생리적 노쇠 등 복잡한 원인으로 완전 고사하여 해제되었지만 2009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던 서울 영휘원 산사나무가 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단독수로 키워도 훌륭한 나무로 멋진 수형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사악한 기운을 물리친다는데 있어 더욱 매력적인 나무이다.

서울 영휘원 산사나무

 추신.

먹고 난 쓰레기는 길에다가 버리면 안돼요.


단행본 출처

1. 이유미, [꼭 알아야 할 우리 나무의 모든 것] (현암사, 2019), 26-32

2. 강판권, [역사와 문화로 읽는 나무사전] (글항아리, 2019), 302-307


사진 및 자료 출처

https://www.heritage.go.kr/heri/cul/culSelectDetail.do?pageNo__=1_2_1_0&ccbaCpno=1361105060000&pageNo=1_1_2_0

https://species.nibr.go.kr/species/speciesDetail.do?ktsn=120000061711

https://r1.community.samsung.com/t5/%EA%B0%A4%EB%9F%AC%EB%A6%AC/%EB%AF%B8%EA%B5%AD-%EC%82%B0%EC%82%AC%EB%82%98%EB%AC%B4%EA%BD%83/td-p/4795353

http://www.kdbl.org/web/board.php?board=zoomB&page=30&command=body&no=8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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