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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가 김정두 May 24. 2023

아보리스트(Arborist)란?

아보리스트(Arborist)

수목관리사, 재배사 등으로 불리는 직업이다.


숲이나 산 그리고 도심에서 '고소차'와 같은 장비를 활용하지 못할 때 로프를 이용해 나무에 올라 병해충으로 인해 고사한 나무와 위험한 나무를 제거하거나 종자채취를 하는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국내에 기술이 보급되기 시작한 건 약 10년 전이지만, 유럽, 미국, 홍콩, 싱가포르, 일본 등 해외에서는 이미 많은 '아보리스트'가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책을 살펴보면 '도심 속 녹지공간 확대'가 화두다. 자연스럽게 도심 내 정원과 공원이 조성되고 가로수 길을 활성화하는 등 '도시 숲' 개념이 점점 확장되고 있다.


문제는 계획, 설계 그리고 조성 이후에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좁은 도시 면적 내에 큰 나무를 식재하다 보니 관리가 어려워 방치되어 자연재해에 무방비로 노출되 고사 하거나 죽은 나뭇가지가 떨어지면서 지나가는 행인이 맞는 등 여러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직업이 '아보리스트'다.




전역 전 휴가를 보내던 나는 '직업 선택'을 고민하고 있었다. 평상시 나무에 관심이 많아서 그와 관련된 직업을 알아봤다. 산림청, 산림기술사무소, 산림조합 등 나무와 관련된 직업은 다양했다.


우연히 TV를 보던 중 <서울나무, 파리나무> 다큐멘터리를 보게 됐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나라 가로수 관리와 해외(파리, 미국) 가로수 관리를 비교하면서 '아보리스트' 직업을 설명했다. 다큐를 시청하는 동안 너무 흥미로워서 다른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아! 여기다. 여기를 한 번 가보자. 어떻게 가지?' 검색 끝에 강릉 부연동에 위치한 <수목보호관리연구소>에서 아보리스트 교육을 하고 있었다. 섣불리 찾아가는 것보다 좀 더 정보를 수집하고 연락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보리스트와 관련된 해외 사례를 찾아보고, 구글링도 해보고, 국내 교육 후기도 찾아본 끝에 김병모 소장님에게 전화를 드렸다.


그렇게 나는 2019년 8월 19일 오전 9시에 전역신고를 마치고 강릉 부연동 마을에 위치한 '수목보호관리연구소'로 향했다. 뛰는 가슴을 부여잡고서.




도로 끝이라고 적힌 표지판이 보였고, 굽이굽이 거친 산길을 올라 저녁 늦게 강릉 부연동에 도착했다.

교육장은 산속에 있었고 내가 도착한 곳은 게스트 하우스였다. 그곳엔 김병모 소장님과 다른 교육생분들이 캠핑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전에 연락드렸던 김 아무개입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아~ 그분이시군요. 어서 오세요."


TV와 기사에서 본 얼굴보다 훨씬 강한 인상과 기품이 느껴졌다. 분위기에 압도됐다는 표현이 정확했다. 자연스럽게 나도 대화에 참여하게 됐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눴다. 자정이 넘어가자 소장님께서 자리를 정리해 주셨다.


"자. 시간이 너무 늦은 것 같으니 다들 일찍 주무시고 내일 아침에 교육장에서 만납시다."


소장님이 떠나시고 게스트 하우스에서 짐을 풀던 나는 긴장이 풀려 잠깐 눕는다는게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새벽 일찍 일어나 교육장으로 걸어갔다. 새소리와 계곡 물소리가 날 반겨줬다. 그제야 내가 자연으로 숲으로 왔음을 느꼈다.

수목보호관리연구소를 향해 올라가는 길
굳게 솟은 금강송 군락지 사이에 교육장이 보인다.


이곳에서 교육을 하는구나.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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