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보리스트(Arborist) 교육 1일 - 이론
2019년 8월 19일
강릉 부연동에 위치한 수목보호관리연구소에서
나의 아보리스트 교육이 시작됐다.
14일간 주말 없이 진행되는 교육과정으로 밤낮없이 공부하는 일정이었다.
문제는 교육장이 산골짜기 한가운데라 휴대전화가 터지질 않았다.
간단하게 토스트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교육장을 둘러봤다.
수목관리에 사용되는 다양한 장비와 외국교재가 눈에 띄었다.
교육 첫째 날은 아보리스트(Arborist) 정의와 역사를 시작으로 기본적인 배경에 대해 공부했다.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해외에서는 ISA(International Society of Arboriculture)에서 수목관리 전반에 걸친 교육을 하고 시험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해야만 수목관리사(Arborist)로 활동할 수 있다.
오늘날 미국, 영국, 유럽, 홍콩, 싱가포르, 호주 등 많은 나라에서 수목관리를 체계적으로 실시하기 위해 각 나라의 환경에 맞는 관리 매뉴얼이 만들어지고 이를 지키기 위한 법안이 나왔다.
1920년대 사진을 보면 수목을 관리하기 위해 높은 사다리를 사용하여 나무 위에 올라간 작업자를 볼 수 있다. 지금 관점에서 살펴보면 정말 위험한 방법이다. 기술자가 더욱 안전하게 작업하기 위해 로프를 활용했다. .1940년대 사진을 보면 작업자가 로프에 몸을 맡긴 채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980년대에 들어서 본격적인 '트리 클라이밍(Tree Climbing)'을 통해 수목을 관리하게 됐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나무를 관리하기 위에서 어떻게 할까.
대부분 위 사진처럼 수목을 관리하고 있다. 오로지 나무관점이 아닌 사람관점에서 판단하고 있다. 패션에 유행이 있듯 나무를 심는 수종도 유행이 있다. 적절한 위치에 적합한 수종을 심어야 하지만 현실은 전혀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그렇다면 아보리스트(Arborist) 직업은 왜 필요할까. 좁은 공간에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주거 특성상 나무를 관리하기 위해 골목골목 중장비를 진입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서울 사대문 안에 있는 궁만 보더라도 좁은 문과 담벼락으로 중장비 진입을 할 수 없다. 또한, 정교한 수관부 관리를 위해선 작업자가 직접 올라가서 육안으로 확인해야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래서 건설장비가 아닌 클라이밍 로프와 수목관리 장비를 휴대해 나무에 직접 올라가야 한다.
한 가지 더 예를 들자면, 우리나라는 산림에 우수한 종자를 공급하기 위해 임업 관계자들이 우수한 형질을 가진 나무를 찾아 종자를 채취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그런데 전문적으로 나무에 올라가 종자를 채취할 인력이 없다. 어떻게 종자를 채취했을까? 그렇다. 나무를 벴다. 지상에서 베면 나무에 올라갈 필요가 없다. 문제는 나무를 베면 당장 종자를 채취할 수 있지만 내년엔 그 나무가 없다.
어린 시절 동네에서 '오재미'를 던져본 분들이라면 쉽게 이해할 것이다. 드로우 볼(Throw ball)을 던져서 나무에 로프를 설치하고 등반장비를 이용해 나무에 올라간다. 이때, 등반하는 법은 다양하다. 대부분 SRT(Single Rope Technic)과 DRT(Double Rope Technic)로 분류할 수 있다. 한 가닥 로프 또는 두 가닥 로프 중 하나를 선택해서 올라간다.
그 다음 아보리스트가 사용하는 로프, 장비 그리고 매듭법에 대해 배웠다. 난생처음 접하는 개념이라 어려웠다. 무슨 매듭법이 이렇게나 많은지.. 소장님께서는 웃으며 "그래도 52가지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말하셨다. (...;;)
긴 이론 시간을 마치고 소장님은 그동안 국내에서 수집한 나무조각을 공유해 주셨다.
나무는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 구획화를 진행한다. 샤이고 박사의 CODIT(Compartmentalization of
Decay In Trees) 이론으로 상처 입은 나무가 스스로 방어벽을 만들어 감염된 조직을 4단계에 거쳐 실시하는 자기 방어기작이다.
이론 교육으로 첫날 교육을 마쳤다. 나무에 대한 궁금증이 풀렸고, 조금이나마 나무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내일부터는 트리 클라이밍을 통해 나무에 올라가는 방법을 배운다고 한다.
(체력적으로 상당히 고되다고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