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 열흘 가는 붉은 꽃이 없다.
'백일홍'이라는 초본(草本)과 구분하기 위해 '목(木)백일홍'이라 부른다. 백일홍을 연속해서 말하면 배롱이된다. 배롱나무는 목백일홍의 우리말이다. 이름에서 볼 수 있듯 꽃이 100일 동안 피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많은 꽃이 차례대로 피고 지고를 반복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조선시대 후기 실학자 홍만선(洪萬選)의 『산림경제(山林經濟)』에 따르면 배롱나무는 간지러움을 참지 못하며 손가락으로 나뭇가지를 긁으면 가지와 잎이 모두 움직인다고 했다. 제주도에서는 배롱나무를 '저금 타는 낭'이라 하여 간지럼 타는 나무라는 뜻이다. 일본에서는 배롱나무를 '사루스베리(サルスベリ)'라 부르며 '원숭이가 미끄러지는 나무'라는 의미이다.
중국에서는 자미화(紫薇花)라 부르며 『격물론』에 배롱나무를 설명한 글이 있다.
자미화(紫薇花)는 속명으로 파양화라고 한다. 나무의 둥치는 반들반들하고 높이는 한 길이 남짓 된다. 꽃잎은 자줏빛이고 주름이 져 있다. 밀랍같이 노란 꽃받침이 풍성한데, 붉은 줄기에 잎이 마주 돋아난다. 4~5월에 처음 꽃이 피는데, 꽃이 피었다 지는 것이 계속 이어져 6~7월까지 간다. 관공서 안에 이 나무를 많이 심는데 그 꽃이 오래도록 흐드러지게 피는 것이 사랑할만하다.
최근 우리나라 관공서 주변에도 '배롱나무'가 많이 식재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옛날이나 지금이나 아름다운 나무를 식재해 가꾸는 마음은 같나 보다.
부처꽃과로 배롱나무 수고는 8m까지 자라며 수피는 미끄럽고 매끈하며 세로로 벗겨진다. 잎은 마주난다. 원추형 꽃차례를 가졌으며 가지 끝에서 여름부터 가을까지 꽃을 피운다. 붉은색뿐만 아니라 흰색, 보라색 꽃을 피우는 배롱나무도 있다.
혹서기와 혹한기를 제외하고 이식이 가능한 수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수피가 매우 얇아 내한성이 약한 수종으로 중부지방에서는 월동보호를 해줘야 한다. 즉, 중부지방에선 봄 이식을 권장한다. 제가 경험하기론 작년 늦가을에 어쩔 수 없이 배롱나무 3주를 이식했지만 모두 고사했다.
전정이 필요 없는 수종이긴 하나 상황과 환경에 따라 강전정을 해도 되는 대표적인 수종이다. 나무줄기만 남겨놓고 잘라도 곳곳에서 맹아가 튀어나와 잘 자란다. 당해연도에 난 가지에서 꽃이 피므로 꽃이 모두 진 뒤 11월~12월에 전정을 해준다. 양버즘나무와 같이 폴라딩(pollarding)이라 불리는 작업을 할 수 있다. 나무를 동강 자르는 두절과는 다른 방식으로 폴라딩은 수목을 일정한 크기로 유지하기 위해 같은 위치에서 매년 혹은 격년으로 2년생 이하의 어린 나뭇가지를 제거하는 전정 작업을 뜻한다.
배롱나무 꽃이 필 즈음 흰가루병, 그을음병, 갈색무늬병이 주로 생기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흰가루병은 수목에 치명적인 피해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지만 생육 불량과 미관을 손상한다. 또한, 진딧물과 깍지벌레가 발생한다. 해당 증상이 보일 시 즉각적인 방제가 필요하다.
추신.
글 제목 속 배롱나무 배경은 <담양 명옥헌 원림>입니다. 아름답지 않나요?
자료출처
1. 강희안(저) 이종묵(역해), [양화소록 선비, 꽃과 나무를 벗하다] (아카넷, 2012), 311p
사진출처
http://www.apt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457
https://www.hap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363
http://bulgap.co.kr/lagerstroemia/pest.php
https://www.treeinfo.net/ti_gallery_free/252
https://species.nibr.go.kr/species/speciesDetail.do?ktsn=120000062225
https://korean.visitkorea.or.kr/detail/rem_detail.do?cotid=e6f10186-6ae6-4c38-baa1-ebffd23b7133
https://ko.m.wikipedia.org/wiki/%EB%B0%B1%EC%9D%BC%ED%99%8D
https://www.treeinfo.net/ti_specificity/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