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는 상황에 맞는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이다.
내가 경험한 나무를 베는 모든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벌목 쐐기를 이용해 나무를 베어 넘기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기술자들은 한결같이 똑같은 말을 한다.
“그거 쓰면 일은 언제 하나?”
“일하는 척하는 사람들이 그런 거 쓰는 거야”
'~하는 척'이라고 말을 한다. 시간 없다. 돈 없다. 여유 없다. 사실 벌목 쐐기를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알더라도 한 가지 작업 공정이 추가되는 것이 귀찮을 뿐이다. 나는 예방 비용이 아깝다는 말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개인지출뿐만 아니라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나간다는 사실을 잊고 있나 보다.
내 사수는 자칭 25년 경력을 가진 전문가였다. 진행되는 모든 작업 과정에서 훈수를 두곤 했다.
“쯧쯧, 저렇게 하면 안 되는데”
“저런 거 배우지 마라”
“저건 일머리가 없는 거야”
그는 늘 남을 비방했고 정작 내가 궁금한 점을 물어볼 때면 도망가기 바빴다.
“선배님, 기계톱 톱날 중에 각날과 곡날 차이가 뭐예요? “
“그거 있잖아 그거 뭐냐. 그”
“…”
그뿐만 아니라 기계톱 엔진 하우징에 있는 벌채선 보는 방법, 노치 만드는 방법, 톱날 연마하는 방법 등 디테일에 관한 질문은 모두 피했다.
“야. 묻지 마 그런 거. 네가 알아서 해”
“…. “
그렇게 내 질문은 끝이 났다. 모든 것엔 이유가 있고 악마는 디테일이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25년 경력을 갖고 있어더라도 아무리 자격증이 많아도 내가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일어나는 ‘왜’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소용없지 않을까.
벌목쐐기는 여러 방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도구로 난이도가 있다고 판단되는 모든 벌채 현장에서 큰 역할을 한다. <나무베기 가이드북>에서 소개했듯 쐐기는 펠링 컷이 완료되기 전 나무줄기에 넣고 도끼나 브레이킹 바와 같은 장비를 이용해 두들겨 나무줄기를 들려 올려 수월하게 벌채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벌목쐐기를 활용하면 기계톱이 나무줄기에 물리는 현상을 예방할 수 있다. 혹여나 기계톱이 목재에 갇히더라도 쐐기를 이용해 풀 수 있다. 쐐기를 사용해 벌채작업 간 통제력과 정확도를 향상한다.
부드러우면서 단단한 재질로 된 쐐기를 구매한다. 내구성이 있고 강한 충격에도 견디는 특성이 있는 알루미늄이나 플라스틱 재질을 권장한다. 특히 플라스틱 재질로 된 쐐기는 실수로 톱날이 쐐기에 닿아도 톱날이 손상될 위험이 없다. 산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최대한 장비를 경량화해야 한다. 가볍고 튼튼한 도구는 신체 부담을 덜어줘 불필요한 체력소모를 막을 수 있다.
쐐기는 구조상 강한 타격을 줘 나무줄기에 고정되므로 타격을 가하기 좋은 형태를 갖춰야 하며 춥고 습한 환경이라도 미끄럼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거친 표면과 홈이 있어야 한다. 주어진 상황에 따라 여러 개의 벌목쐐기가 필요로 할 수 있어 다양한 크기의 쐐기를 준비한다.
(1) 나무줄기를 들어 올릴 수 있는 높이와 (2) 나무를 넘어뜨리기 위해 필요한 힘에 따라 필요한 쐐기 개수가 정해진다. 쐐기를 타격해 고정이 되면 쐐기가 가진 높이만큼 나무가 들어 올려지게 되는데 이를 나무줄기를 들어 올리는 높이(The lifting height)라 한다.
쐐기를 사용해 나무줄기를 들어 올리더라도 벌채를 성공하기 위해 무게 중심이 파괴층을 넘어 상단 노치와 하단 노치가 만나야 나무는 의도된 방향으로 넘어진다. 상황에 따라 쐐기를 여러 개 사용함으로 의도된 방향으로 나무를 전도시킬 수 있다.
추신.
근로자 신체에 맞는 높이에서 쐐기를 사용해야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쐐기가 고정되는 높이가 낮을수록 타격이 수월하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