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부르는 호두 열매는 오랑캐 나라의 복숭아와 닮았다 하여 오랭캐 호(胡)와 복숭아 도(桃)를 사용해 '호도(胡桃)'라 불렀다. 우리나라에 식재된 호두나무는 고려 말 유청신(柳淸臣)이 원나라 사신으로 갔다가 호두나무 묘목과 종자를 가지고 돌아와 천안시 광덕에 심었다고 전해진다. 호두나무 시초에 관한 근거는 아직 논란이 있지만 1934년 대흥동 천안역 앞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던 조귀금, 심복순 부부가 호두 열매 모양 과자를 개발하면서 천안 명물로 자리 잡았다.
천안역이 생긴 이후 자연스럽게 유동인구가 늘어났으며 그로 인한 번화가가 형성되었다. 60-70년대 철도는 오늘날과 비교했을 때 말도 안 될 정도로 열악했다. 신호 대기나 배차 조정을 위해 분기점인 천안역에서 잠시 정차하는 경우가 많았고 경부선과 장항선(천안-익산)이 천안역을 경유하는 덕에 많은 방문객이 있었다. 방문객들은 천안을 지날 때마다 호두과자를 사 먹게 되면서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치르게 되었다.
천안 광덕사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호두나무가 있다. 1998년 12월 23일 천연기념물 제398호로 지정된 나무이다. '오랑캐 호(胡)'를 사용한 만큼 원산지를 중국으로 표시하는 경우도 있지만 학계에서는 이란에서 중국으로 전해진 나무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재래종인 가래나무와 헷갈릴 수 있다. 가래나무는 옛부터 추자라 불렀다. 하지만 호두나무가 가래나무과에 속해있어 자세히 바라봐야 분별할 수 있다.
『고려사』에는 1101년(숙종 6)에 “지금의 평안도 평로진(平虜鎭) 관내의 추자밭을 백성들이 경작하도록 나누어 주었다.”라는 기록이 나오는데, 여기에 나오는 추자밭은 가래나무밭이었다. 또한 『세종실록(世宗實錄)』을 보면 “천안의 토산물은 오곡과 조, 팥, 참깨, 뽕나무, 추자이다.”라고 했는데, 이때의 추자는 호두나무로 봐야 할 것이다.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경기도 남쪽 지역 중에서도 표고 400m 아래에서 잘 자란다고 알려진 호두나무는 광덕면 일대에서 거주하고 있는 유청신 후손과 지역주민의 노력으로 현재 26만여 그루의 호두나무가 재배되고 있다. 토양과 기후가 호두나무를 키우는 데 있어 알맞은 위치라고 한다.
호두나무는 실생묘를 식재했을 경우 열매를 맺기까지 6~7년이 소요되고 접목된 가지에서는 3~4년이 소요된다. 열매를 맺기 전까지는 수분 요구도가 적으며 수형을 잡는 정지작업과 가지치기 작업이 불필요한 수종으로도 알려졌다. 다만, 열매 수확에 목적이 있다면 상황에 따른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며 수액이동이 활발한 봄에는 가지치기를 하지 않는다.
호두나무는 다른 나무에 비해 병해 피해가 적은 수종으로 알려져 있으나 방심은 금물이다. 주된 병해로는 탄저병, 과실썩음병, 검은 돌기 가지마름병, 오리나무좀, 흰가루병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열매도 좋아하지만 호두나무 목재를 더욱 좋아한다.
진한 흑갈색을 띠는 월넛 목재는 열이면 열 모두 한 번 바라보면 목재가 주는 중후함과 멋에 반하게 된다. 이 멋진 특징을 활용해 고급차량 마감 장식, 책상, 식탁 등과 같은 가구에 사용된다. 월넛은 호두나무 목재를 말한다.
열매를 재배하는 호두나무와 목재를 생산하는 호두나무가 다르다고는 하지만 수령이 오래된 나무를 목재로 활용할 수 있다면 큰 경제성을 갖춘 나무라 생각한다.
이 월넛은 다른 나무에 비해 상당히 비싸다. 월넛이 비싼 이유는 심재와 변재색이 달라 사용하는 부위가 나눠져 있다. 우리가 원하는 부분은 심재로 변재부를 제외하고 가공하게 된다. 다른 수종에 비해 가벼운 무게를 가지면서 단단하고 까다롭다. 그럼에도 건조를 마치고 나면 안정성이 매우 좋아 변형이 적다고 알려졌다.
아래사진은 어느 한 절에서 위험수목으로 자라난 호두나무를 제거하고 찍은 사진이다. 심재가 주는 색상이 참으로 매혹적이다.
추신
호두나무 한 토막을 잘 건조해서 만든 도마. 무늬와 색상이 매혹적이다. (너무 두껍고 크게 만들긴 했지만..;;)
출처
https://www.cawarock.kr/emagazine/view.do?num=71
http://www.grandculture.net/cheonan/toc/GC04500572
http://cheonan.grandculture.net/cheonan/toc/GC045005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