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집 7mm

그런데 비정형편평상피세포

by 지아현

주말에 아빠 보청기 상담이 예약되어 있어 아침 일찍 엄마집에 가서 토르랑 놀고 있던 오전 10시 45분경에 문자 하나를 받았다.


지난주 임심확인을 위해 갔던 동네 산부인과에서 아기집은 확인하지 못하고 기본검사 중 하나인 자궁경부암 검사를 했는데 그 결과가 나온거였다.

검사 결과, 몇십번을 되뇌어도 외워지지 않는 “비정형편평상피세포” 이상소견이라는 문자였다.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이게 뭐지? 네이버를 찾아보면서 더더욱 불안하고 무서운 감정은 커졌다.

아기는 어떻게 되는거지? 나는? 내가 자궁경부암 위험이 있다는건가?


집으로 가서 아직 자고 있는 주호 곁을 파고들어 옆에 누웠다. 내 표정이 우울해 보였는지 주호가 무슨 일이냐고 물어서 말을 하다보니 눈물이 났다. 펑펑.

자궁경부암 예방주사를 맞을껄... 지금에서야 너무 후회스럽고, 누구를 향한 미안함인지도 모를 미안한 감정이 울컥울컥 올라오고, 내 자신에 대한 걱정도 되어 너무나 무서웠다.


주호도 침착한 척 했지만 놀랐는지 핸드폰으로 뒤적뒤적 찾아보더니, 괜찮다고 병원에 가보자고 밝게 위로해주었다.

직접 병원에도 전화해서 물어봐주고... 이런걸 보면 남편으로서 너무 의지되고 든든하다.

섬세하고 자상하다, 내남편!


지난주 처음 방문할 때부터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았던 동네 산부인과는 진료마감 한시간 전에 갔는데도 불구하고 예약이 다 찼으니 다음에 오라고 딱 잘라 끊어버렸다.


병원을 나오면서... 나 원래 여기 맘에 안들었어. 은평성모병원 갈래... 하고는 월요일 오전 예약을 잡았다. 그날, 토요일은 참 복잡했다.


그렇게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꼭두새벽부터 난 임테기를 다시 한번 해보면서 이전부다 진해진 두 줄에 안심을 하며... 주호를 깨웠다.


은평 성모병원 산부인과가 훨씬 좋았다. 대기도 없고, 의사도 훨씬 친절하게 설명을 잘 해주었다.


진료 전에 초음파를 먼저 했는데, 내 앞에 있던 모니터에서 아기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초음파실에서는 아무말도 해주지 않았지만 아기집인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나에게 초음파 사진을 주면서 진료실로 가면 된다고 했다.

초음파실에서 나오자마자 주호에게 사진을 보여주면서 아기집이야~! 라고 알려줬지만 주호는 여전히 뜨뜨미지근한 반응이다.


진료실에 들어갔더니 의사쌤에 자궁내에 아기집이 잘 만들어졌다며 임신 축하한다고, 임신확인서도 끊어주었다. 예정일은 8/9일, 오늘은 5주0일차 라고 했다. 옆에 근종이 있지만 근종은 바깥쪽으로 커지는 형상이라 아기한테 큰 영향은 없을꺼다라고 했다. 걱정 중 하나였는데 넘나 다행. ㅠㅠ


그리고 그 이름도 어려운 비정형 뭐시기는...

우리 생각만큼 걱정할 건은 아닌 것처럼 말씀하셨다. 만약에 인두유종 바이러스 보유로 판명나더라도 출산 후에 치료를 하면 되는데 임신중이라 조직검사를 하는것은 추천하지 않으셨다.

주호가 너무 걱정하니까 (이친구는 제가 처음이라.. 저 때문에 걸린 것 같아서 너무 마음이 무겁다..라니... 거기서 할소리냐..!!!!!) 의사쌤이 빵 터지면서 ㅎㅎ 그럼 자기가 세포 검사를 다시 해보겠다고 하셨다. 보시기에 귀여우셨던 듯 ㅋ


그렇게 난 또 그 굴욕 의자에 앉아서 지난주 동네병원에서와는 다르게 엄청 오랫동안 불편한 검사를 다시 했다.

2주후에 검사결과와 함께 아기 심장소리를 들으러 오라고 해서 예약을 잡고 나왔다.


걱정했던 것보다는 심각한 상황이 아닌것 같아 너무 다행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은 여전했다.

부디 우리 아기가 아기집 예쁘게 짓고 착 붙어서 쿵쾅쿵쾅 튼튼한 심장소리를 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아가야, 잘 부탁해.

우리 잘해보자.


(‘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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