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4
만 4세 된 이후부터 문화센터 발레 수업에 아이 혼자 들어가고 있다.
울지 않고 잘하려나 싶으면서도 이 정도는 잘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고 아이는 첫날부터 아무 문제 없이 즐겁게 수업을 듣고 나왔다.
오늘은 이슈가 좀 있었다.
보통은 신랑이 강의실 밖에서 기다렸다가 수업이 끝나면 바로 들어가곤 했는데, 이번엔 첫째 수업하는 동안 다시 집에 와서 나와 둘째를 데려가야 했다. 수업 끝나는 시간까지 돌아갈 수 있을지 간당간당했다.
역시나 둘째를 데리고 문화 센터로 가는 길에 수업이 끝날 시간이 되었고 나는 '지아 울 것 같은데, 어떡해~!'
하면서 동동거렸다. 신랑은 '아니야, 내가 얘기하고 나왔어. 조금 늦을 수도 있으니까 안에서 기다리라고 했어.' 라며 다 이해하고 잘 있을 거라고 했다.
나는 차를 주차하기 전에 길에서 내려 문화 센터로 전력 질주했다. 엄마, 아빠를 찾으며 울고 있을 아이를 생각하면서 둘째 임신 이후 근 2년 만에 뛰어본 것 같다.
5분 정도 늦게 들어갔는데, 그 장면이 잊히지가 않는다.
발레신발은 신발주머니에 넣고, 발레 책도 가방에 잘 넣고, 옷도 다 갈아입고, 매트에 앉아 차분하게 목도리를 하고 있는 지아 모습 (약 3주 지나 글을 쓰는 지금도 눈물이 난다)
나를 발견하기 전 엄마, 아빠와 정리를 하고 있는 다른 친구들 모습을 바라보며 조용히 혼자서 사부작사부작 정리하는 아이 모습이 너무나 놀랍고 대견하고 사랑스러웠다.
나를 발견하고는 그제야 밝게 웃으며, "지아가 혼자 다 하고 있었어. 책이 잘 안 들어갔는데 좀 접어서 넣으니까 들어갔어. 지아가 옷도 다 입고 선생님한테 안녕히 계세요 하고 나가서 기다리려고 했어." 하며 종알종알 쉼 없이 말을 했다. "엄마, 아빠 안 와서 걱정 안 했어? 엄마는 지아가 울고 있을 줄 알았는데, 혼자 이렇게 잘했어? 우리 지아 다 컸네~ 완전 언니네!, 정말 대단하다~!" 하며 아낌없이 칭찬해 주었다.
지금까지 지아가 성장하면서 '많이 컸네' 싶은 순간이 많이 있었지만 오늘만큼 내 예상과 차이가 컸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내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더 깊은 생각을 하며 더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아이겠다는 믿음이 커진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