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손, 내 손

by 지아현

나의 사랑스러운 남편이 내 손을 보고 하는 말이 있다.

"왜 발가락이 손에 달려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손등은 두껍고 손가락은 짧고 굵으며 손톱은 넓적하다.

어렸을 때 어른들에게 이런 손톱 가진 사람들이 손재주가 많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었었다.

우리 아빠는 "이렇게 손바닥, 손등이 두터우면 잘 산대~!"라고도 했었다.

하지만 그 모든 말이 싫었었다. 나도 가늘고 긴 손가락과 손톱을 갖고 싶었다.


게다가 또 발은 어떤가.

발도 아빠랑 똑 닮아서 볼은 넓고 발등은 높으며 발가락도 짧다.

구두를 신기에 너무 불편한 발이었음에도 20대에는 곧잘 신고 다녔지만, 너무 예쁘지만 볼이 좁아 사지 못했던 신발이 셀 수도 없었다.


아빠는 저녁마다 종종 엄지발톱을 잡고 사투를 벌였었다.

발톱을 살을 파고든다고 발톱을 잘라낸다고 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내성 발톱이 있었던 거다.

나도, 출산 후에 내성 발톱이 생겼다.

첫째를 낳고도 한번 네일샵에 가서 케어를 받았었고 둘째 출산 후에도 케어를 받았다.


그때도 이런 게 있는 줄 알았다면 아빠 손잡고 같이 갔을 텐데...

남들은 모르는, 눈에 안 보이는 내성 발톱의 아픔을 해결해 줄 수 있었을 텐데...

발톱을 발가락 살을 파고들어 빨갛게 붓고, 염증이 생겨 바닥을 디딜 수도 없을 만큼 아픈걸 어떻게 참았을까.


정말 안타깝게도 우리 첫째의 손발이 나를 닮았다.

아빠의 손발을, 나의 손발을 닮아버렸다.

작고 하얀 손발을 잡고 손톱, 발톱을 잘라줄 때마다 너무 귀엽고 예뻐서 웃음도 나는 동시에 나중에 내성 발톱으로 힘들겠구나 싶어 미안하기도 하다.


나는 다 커서도 아빠 손을 잡고 다니는 걸 좋아했는데

아빠 손을 깍지 끼고 잡으면 아빠 손가락이 굵어서 조금만 힘을 주면 손 뼈마디가 조금 아프기도 했었다.


요즘 첫째의 손을 잡을 때면 아빠 손을 잡고 걷던 그 언젠가가 생각나기도 한다.

어린이집에서 첫째가 손이 야무지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못생긴 나의 손을 한번 쓱 보기도 한다.


유전자의 대단함을 느끼며, 아빠의 손이 보고 싶을까 봐 찍어뒀던 사진을 꺼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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