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1년 살이의 기록들 11
지난 7월부터 SWVG(Southampton Winchester Visitors Group)라는
망명 신청자 지원 단체와 연이 닿아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이 단체에서는 망명자들에게 정착에 필요한 모든 정보와 영어 교육 제공한다.
또 함께 공원 산책을 가고, 공연을 보는 등 문화적 정서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영국에서 망명 신청을 한 사람들은 호텔에서 최장 5년까지 지내며
영국에서 지내도 좋다는 정부의 허가를 기다리게 된다.
정부에서 약간의 식비를 지원받기는 하지만, 호텔에는 부엌이 없기 때문에
직접 만든 집밥을 맛보기가 힘들다.
그래서 SWVG에서는 시내 교회 부엌을 빌려서 매주 토요일 주말
이들이 직접 만든 요리로 친구들을 대접하는 작은 디너 파티를 기획한다.
나는 테이블을 셋팅하거나 파티가 끝나고 정리 하는 것을 돕는 정도지만,
전 세계에서 온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을 만나고 이들의 음식을 맛보며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우선 영국인들이 외지인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열린 마음으로 이들을 돌보는 모습에 매 순간 깊이 감동 받는다.
물론 지금 런던에서 수십만 명이 운집하는 반이민 집회가 열리고 있지만,
동시에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돕는 마음을 내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데에 놀랐다.
그리고 잠시 머물다 가는 외국인인 나에게도
곁을 내주고, 함께 일할 파트너로 대해주는 이곳 분들에게 깊은 감사함을 느낀다.
한국에서는 봉사활동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한 사람의 선의가 다른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돕는 마음은 결국 나를 돕는다.
이제는 영국에서 지내는 시간이 나에게도 훨씬 의미 있어졌다.
혼자 캄캄한 방에 있다가 ‘팟’하고 불이 켜진 느낌.
이번 주 토요일에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