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여행자의 축구일기
오래 전부터 대전시티즌을 지켜보며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관계'였다. 16년간 팀을 위해 헌신한 선수를 아쉽게 떠나보내는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봤고, 그 외에 수 많은 선수들과 원만한 대화없이 계약이 종료되는 모습을 보면서 '이별' 의 과정도 아름다울 수 있지 않는가, 에 대한 생각을 꽤 많이 했었다. 선수단의 계약이 갱신되는 시점이 리그가 종료되는 시점과 맞지 않아 팬들에게 인사조차 하지 못하고 떠나는 팬들도 많다. 그렇게 팬들은 선수들과 팀에게 일방적인 이별 통보를 받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내부적인 상황은 어떨까.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최근 선수들도 팀에게 아쉬움을 표현하는 사례들을 많이 접하고 있다. 여전히 선수들은 팀에게 일방적인 통보를 받는 형태인 것 같다. 작은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구성원들의 미래를 함께 들여다보는 것은 회사 운영에 있어 가장 소중한 가치 중 하나이다. 선수와 팬, 팀은 언제든 이별을 할 수 있다. 다만 어떻게 헤어짐을 준비하고 서로에게 배려하며 헤어질 것이냐는 더 깊이있게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이 되어야만 한다. 상처뿐인 이별을 남길 것이냐, 아름답게 헤어질 것이냐는 팀에게 가장 많은 선택권이 주어진다.
선수와 팬, 사무국이 하나가 되어야 이상적인 축구팀이 나온다는 말이 있다. 모두가 우승을 꿈꾸고 리그를 넘어서 대륙별 챔피언스리그, 클럽 월드컵을 꿈꾸고 있을 것이다. 내게는 축구팀이 지역의 커뮤니케이션 역할을 하는 정도로 그쳐도 좋다. 그것만이라도 잘하면 좋겠다. 서로가 다른 목표를 설정하고 있지만, 가급적이면 좋은 성적을 유지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축구장을 찾는 기회가 닿으면 더 좋을 것이다.
더 이상 기존 선수들과의 계약 해지 과정 또는 관계에서 틀어지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전시티즌에서 아름다운 이별을 했던 선수는 몇이나 될까. 이렇게 작은 축구 시장에서 '관계' 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고민한다면, 대전시티즌을 악의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현저히 줄어들지 않을까. 다수의 선수들이 대전으로의 영입 제안을 받을 때 꺼려하는 것이 이러한 관계의 소홀함이 누적되어 팀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굳힌 것은 아닐까.
전문가가 아닌 이상 선수들의 영입 및 계약 문제에 관여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권한을 넘어서 팀을 위해 개인적인 친분의 선수 영입을 요청하거나, 선수단 및 코칭스태프와 사적인 자리에서 빈번하게 만나는 사례들을 접했었다. 이것은 결코 팀을 위한 일이 아니다. 팀을 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에는 개개인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일이다.
2018시즌 김호 대표이사, 고종수 감독으로의 수뇌부 교체에 따른 파장이 크다. 첫 번째로 팀에 대한 신뢰를 놓치고 싶지는 않다. 오랜 기간 축구판에서 다양한 활동들을 해왔기에 그들을 존중한다. 다만 대전시티즌과 김호 감독의 이별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던 부분, 중장기 마스터 플랜을 구성원(사무국 - 선수단 - 팬)들과 공유하지 않은 상황에서 뚜렷한 비전없이 당장 뛸 수 있는 선수들과 계약이 해지되고 신인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는 과정에는 걱정이 앞선다. 시민구단의 한계라고 말하며 이 모든 것들을 지나쳐 보내기에는 앞으로 축구팀의 미래와 K리그를 라이프스타일로 살아가는 내 삶의 시간이 아깝다. 더 명확한 대안을 찾기 위해 모두가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20180119 축구여행자 김준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