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르다 서점일기 #43 책방에서 다양성을 빼앗는다면
1. 우리는 다 다르다, 우린 어딘가에 다다르지.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이나마 연결이 되는 서점이면 좋겠다. 꿈만 꾸며 사는 것처럼 환상 속에 살아가지만, 가까운 죽음도 어디쯤 와있는지 고민하며 살아간다. 비슷한 가치관을 가지고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최근 도서정가제 이슈로 서점 계정 댓글로 새벽 내내 논쟁을 벌였다. 온라인에서의 커뮤니케이션 한계인지, 상호 존중없이 생각만 내뱉는 것은 아닌가 싶어 대화를 마치자고 했다.
2. ‘MOTV’ 모춘, 소호님, 뀰 작가님과 쑹 작가님의 방문에 이어 문학동네 최초딩 @choi_choding 님이 서점에 다다랐다. 회원가입 신청서를 받아 적고는 다시 돌려주는 센스에 이런 분들과 독서 모임을 하면 좋겠다며, 첫 방문에 창작도 하시냐고 물었다.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삶과 업의 경계에서 말못할 고민이 꽤 많지는 않을까. 괜히 서점원으로 가지고 있던 고민을 주저없이 내뱉었다. 서점원의 경험을 하셨기에 더욱 할 말이 많았던 것 같다.
3. 나무 스툴이 딱딱하기는 하지만, 서점에 오래 머물다 가는 분들을 보면 뿌듯하다. 공간 디자인을 한 아멜리에도 같은 생각이겠지.
4. 서점에서 사진을 찍는 행위가 어려울 수 있다. 책을 좋아하는 분들과 서점에서 사진을 남기고 싶은 마음은 꽤 크다. 나는 선물 받은 <귤의 맛> 양장본을 손에 들었다. 최초딩님은 <말하기를 말하기>. 다다르다에 방문하는 분들도 애정하는 책을 이 구도로 사진에 남겨주면 좋겠다.
5. "오로지 자본력, 광고, 작가 인지도, 문학상 수상, 유명인 추천, 영화화 발표 등만이 살 만한 책의 기준이 된다면, 그런 세상의 책은 얼마나 별 볼 일 없겠는가." (p.158)
"수많은 책방이야말로 책의 다양성을 담보하는 보루다. 책방에서 다양성을 빼앗는다면 가장 먼저 독자들이 책으로부터 떠날 것이다." (p.163) 『동네 책방 생존 탐구』 한미화, 혜화1117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