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르다 서점일기 #46 코로나와 동네서점
1. 코로나 이전에도 택배 서비스를 했지만, 책 포장에 발생하는 비닐류 사용에 대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왔어요. 가급적 택배 서비스 대신, 동네 이웃과 대전 시민을 위한 서비스를 하려 했지만 코로나가 제 가치관을 크게 흔들고 있어요. 아무래도 오프라인 방문자 비율이 15% 이하로 낮아졌고, 지속 가능한 서점을 위해서 택배 서비스를 실시해요. 대신, 책 포장재와 박스 포장에 비닐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려 해요. 우선 책을 한 번 감싸는 재질은 종이로 만든 '지아미'로 바꿨어요. 지아미로 포장된 책을 박스에 흔들리지 않게 고정하면 비닐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더라고요. 당분간은 비닐을 사용하지 않고 택배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2. 코로나가 작은 독립서점에, 지역에, 지구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각 지역마다 동네 상권, 골목 상권 위주로 살아갈 수 있다면 이런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을 텐데요. 많은 분들을 만나거나 많은 양의 책이 팔리는 것은 감사한 일이지만, 기후 위기 앞에서 놓칠 수밖에 없는 것들은 어떻게 채울 수 있을지 고민이 앞서네요.
3. KTV 국민방송과 '도서정가제'에 대한 인터뷰를 했습니다. 반복해서 이야기하지만, 도서정가제의 핵심은 '출판 생태계', '독서 생태계'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만드는 이들의 수고에 대해 합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책을 소비하는 일, 베스트셀러에 의존해 책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책을 만들고 읽을 수 있는 일. 최소한의 책 생태계를 위해서는 완전 정가제 실시가 필요합니다. 책방의 생존이 아니라, 다양성을 이야기하는 거예요. 다양한 삶을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면, 다양성 측면에서 도서정가제에 대해 함께 고민해주셨으면 좋겠어요.
4. 서점일기는 아주 가볍게, 더 자주 쓰고 싶은 마음이지만 브런치에 올리려니까 고민하다가 발행을 포기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