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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현 Jun 07. 2019

설렘을 담아  

봄바람처럼 포근한 설렘이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사람의 감성을 가장 쉽게 자극할 수 있는 단어 중 하나는 ‘편지’일 것이다. 요즘은 카톡이나 메일이 대체하고 있지만, 편지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손으로 쓴 글씨가 먼저 떠오르는 건 그만큼 손이 닿은 것들이 마음속에 오래 남아있고, 그 감성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증거인 것 같다. 편지라는 건 그림을 못 그려도, 사진을 못 찍어도 된다. 심지어 글씨를 예쁘게 쓰지 못해도 된다. 손으로 썼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전달하기엔 충분하니까.   

   

예전에 받은 손편지를 꺼내 읽어보았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설레고 두근거린다. 같은 단어라도 다른 서체로 쓰인 글씨,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쓴 자국. 잉크가 번진 흔적이나 지우개 자국조차도 모두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편지는 심적으로도 시각적으로도 매력 있는 매체이다. 그리고 가장 오랫동안 여운을 남길 수 있는 것들 중 하나다.     


생각해보니 누군가에게 편지를 받은 기억은 있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편지를 써 준 기억은 별로 없다. 심지어 느리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평소에 손글씨조차 많이 쓰지 않았다. 이 좋은 감성을 받기만 하고 준 적이 없다는 게 괜스레 미안해졌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내가 느낀 이 감정을 전달해보고 싶어졌다. 설렘을 담아 손으로 편지를 써 보아야지. 보통의 날들과 똑같은 하루를 보내다가도, 손편지가 특별한 하루로 바꿔 주길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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