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일상 사이사이에 책갈피를 꽂아두면 어떨까요?
똑같은 곳, 똑같은 행동, 똑같은 생각. 내 일상에는 ‘똑같은’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린다. 그리고 그 똑같은 일상에 틈은 없다.
그럴 때마다 변화와 틈새를 주기 위해 찾아가는 곳이 있는데, 바로 파주 출판단지이다. 예전부터 참 좋아하던 장소인데, 조용함과 아기자기함이 가장 완벽하게 공존하는 곳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출판사들, 북카페들. 집들. 심지어 물류센터까지 다 예뻐 보인다. 여기에 있는 것들 하나하나들이 나에게 ‘여기서만큼은 차분하게 쉬어도 돼’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아, 심지어 이름조차 ‘출판단지’이다. 비록 독서량은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책을 좋아하는 내게 이보다 완벽한 곳은 없지 않을까.
‘책’ 하니까, 내 생활 자체를 한 권의 책을 읽는 행위라고 생각해 봤다. 똑같은 글씨체에 반복되는 이야기가 적혀있는 책. 그리고 파주라는 곳은 책갈피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틈을 내는 것도 일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바쁘고 지친 사람이 많다는 걸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일상 사이사이에 틈을 내 보라고 말하고 싶다. 빽빽하고 재미없는 책을 읽을수록, 끝까지 읽는 참을성이 아닌 책갈피가 필요할 때도 있지 않을까?
뜬구름 잡는 것 같으면서도 별거 아닌 이 이야기를 지금 파주에서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