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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별하 Oct 14. 2022

인연을 만든다는 건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나는

인연을 새롭게 만들어 간다는 것이 조금 어렵게 느껴진다.

2년 전 친구는 카ㅇ 메시지로 우리에게 사과를 했다.


"얘들아 미안해! 너희들 할머니 됐어. 나 이제 할머니야!"

"무슨 소리야?"


사실 놀라기는 했지만 예상하지 못할 일도 아니었다. 얼마 전 친구의 딸내미 결혼식을 다녀온 터라

여고시절 너무나 착하고 조용하고 성실했던 친구는 우리 중 그 누구보다 결혼을 일찍 했고 아이도 제일 일찍 낳았다.


그 친구는 여고시절 1학년 때 스쿨버스에서 만나 절친이 된 친구이고, 스쿨버스에서 만나 절친이 된 또 한 명이 있다. 그렇게 만난 친구 우리 셋이다. 모두 떨어져 살고 있어서 일 년에 기껏 만나야 한두 번 정도가 전부다.


참으로 인연은 맺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우리 셋 모두 그렇게 사람들에게 빠르게 다가가는 성향은 아닌데 그 낯선 공간에서 친해진 것은 특이한 일이었다. 시골에서 도시로 간 나는 스쿨버스의 종점에 가까이에서 탔고 읍소재지에 살던 두 친구는 중간 정도에서 서로 다른 곳에서 승차했다. 나는 아침에는 제일 일찍 타고 저녁에는 맨 나중에 내렸다. 한 명씩 타거나 내릴 때마다 "안녕"하며 손을 흔들어 주고 감기는 눈을 다시 감아주면 어느새 학교 승강장이거나 집 앞 종착지였다.


졸업을 하면서 각각 다른 곳으로 가게 됐고 그 뒤로는 가끔 고향 방문을 하면 만났던 것 같다.


글을 쓰고 저장해 놓은 다음 날 한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울에 사는 친구는 고향에 계신 엄마를 보러 자주 다니러 왔다. 올 때마다 전화해서 가끔 만나곤 하는데 이번이 그런 날이었다.


아뿔싸! 전화를 받지 못했다. 뭘 하느라 그랬는지 부재중으로 남았고 더 아쉽고 안타까운 건 늦게라도 봤을 때 연락했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밀려드는 사람들로 정신이 흔들거린 듯 멍한 것이 아마 혼란스러움에 다른 건 잊혀진 것 같다. 결국 만나지 못하고 친구는 서운한 맘으로 서울로 올라갔다. 겨우 일 년에 몇 번 보지도 못하는데 이렇게 보내서 아쉬웠다.


우린 '인연'이니까 그리 쉽게 어찌 되지는 않을 거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아 본다.


다음에는 내가 친구 보러 서울로 갈까?

좋은 생각!



가을 하늘의 민들레
하얀 소국
샛노란 소국






#친구 #인연 #좋은 생각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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