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로 진행한 자가진단키트 신속항원검사

80대 노인, 자가진단키트 사용법 이제는 설명할 수 있다.

by 정아

지난 6일(일요일) 오후 외출에서 돌아오는 길에 시어머니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로 다급한 듯 근심이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애미야, 우리집에 오는 사람이 확진이라고 전화 왔어. 그 사람이 나보고 혹시 모르니까 코로나 검사를 받아 보라고 해서 보건소에 가서 하는 게 나을까나? 약국에서 (자가진단키트) 사 왔는데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어. 글씨도 너무 작아서 하나도 안 보여.”

시어머니는 지난 3일(목요일)에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활지원사가 방문했었는데 5일(토요일)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일요일인 당일에 생활지원사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혹시 모르니 코로나 검사를 받아 보라고 했다고 했다.

보건소의 선별진료소까지는 거리가 멀어서 준비하고 나가는 시간까지 족히 한 시간은 걸리는 거리다. 시어머니는 급한 데로 약국에서 자가진단키트를 구입한 후 혼자서 신속항원검사를 하려고 했는데 집에 와서 상자를 뜯어보니 도저히 혼자서는 할수가 없다고 도와달라고 했다. 댁으로 가서 직접 해드릴 수가 없으니 자가진단키트를 사용하는 법을 전화로 설명을 해야만 했다. 게다가 시어머니의 전화는 폴더폰이었다.

“어머니, 혹시 사진 찍을 수 있으면 찍어서 보내주실 수 있어요?”

“내가 그걸 할 수 있으면 좋지, 나 사진 찍는 거 모른다.”

80이 넘은 어머니는 전화기 사용이 어렵다고 했다. 구입한 진단키트가 어떤 제품인지 상자 색깔이며 한글로 적혀있는 내용을 알려달라고 했다. 상자 색깔은 분홍색인데 상자에 적혀있는 글씨도 영어도 섞여 있어서 잘 모르겠고 사용설명서는 글씨가 너무 작아서 아무것도 읽을 수가 없다고 했다. 참으로 난감했다. 우선은 걱정하지 말라고 안정을 시켜드리고 천천히 설명을 시작했다.

“어머니, 지금부터 상자 안에 있는 것을 다 꺼내서 앞에다 한 줄로 늘어놓으세요. 다 꺼내셨으면 한 개씩 뜯어서 어떤 것이 있는지 보세요. 어머니 면봉 있어요? 길쭉한 손가락 모양 플라스틱병하고 뚜껑이 있어요?”

“길쭉한 거는 없는데? 아니 여기 있다. 면봉이랑 뚜껑 2개, 길쭉한 병 2개, 납작하게 생긴 거도 있고 비닐봉지도 들어 있어”

“그럼 지금부터 설명을 듣고 그대로 해보셔요. 먼저 길쭉한 플라스틱병을 넘어지지 않게 잘 세워놓으세요, 다음은 면봉을 손가락 한 마디 정도 콧속에 넣고 한쪽 코에 10번씩 돌리세요. 왼쪽 코에 넣어서 열 번 돌리시고, 오른쪽 코에 넣고 열 번 돌리세요. 다 하셨으면 이젠 면봉을 길쭉한 플라스틱병에 넣고 병에 들어 있는 물(시약)에다가 면봉을 적신 다음에 열 번 정도 휘휘 저어주세요. 여기까지 먼저 해보시겠어요?”

“내 코를 내가 쑤시라고? 내가 뒤로 고개를 젖힐 텐데 내 코를 어떻게 쑤시라고? 전화 끊지 말고 기다려봐”

“...”

“다 했어.”

“면봉을 꺼내서 비닐봉지에 버리고, 길쭉한 뚜껑을 길쭉한 곳이 밖으로 나오게 닫아주세요. 이제 납작하게 생긴 거에 한쪽에 동그랗게 생긴 거 있죠. 거기에 길쭉한 플라스틱 병을 길쭉한 쪽으로 4방울 떨어뜨리세요.”

“잠깐, 아직 어떤 거? 납작한 거에 동그란 거 있고 네모난 거 있는데 동그란 거에 떨어뜨리라고?”

“네 동그랗게 생긴 구멍에다 떨어뜨리시면 돼요”

“했어. 다 했어”

“다 쓴 거는 비닐봉지에 버리시고 10분 동안 기다리시면 돼요. 10분 후에 전화드릴게요”

“알았어. 끊자”

시간이 지난 후에 전화를 다시 걸어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여쭤봤다. 처음 전화했을 때는 목소리가 땅으로 들어가는 듯한 목소리로 우물우물하시더니, 검사를 무사히 마치고 나서는 이제 목소리가 제법 밝아졌다.

“한 줄 나왔어. 동그랗게 생긴 쪽 말고 멀리 있는 쪽에 한 줄 나왔어.”

“그럼 음성이에요. 다행이에요. 어머니 보건소(선별진료소)에 검사하러 안 가셔도 될 것 같아요. 검사하시느라 고생하셨어요. 이제 푹 주무세요”

“그럼 됐어? 나 괜찮은 거냐?”

“네, 걱정 안 하셔도 돼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따뜻한 물 자주 마시고 열도 가끔 재보세요. 혹시 열나고 이상반응이 있으면 밤늦더라도 전화 꼭 하셔요”

“알았어. 고맙다. 덕분에 이제 다 했다.”

그렇게 40분에 걸친 언택트 자가진단키트 신속항원검사를 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은 끝이 났고, 올해로 81세가 된 시어머니는 자가진단키트 신속항원검사를 무사히 마쳤다. 내심 걱정이 컸던 남편과 나도 한시름 놓았다.

어제와 오늘 전화를 걸어 이상이 없는지 여쭤보니 이제는 괜찮다며 목소리가 한층 올라갔다. 주변 사람들에게 자가진단키트 신속항원검사를 직접 체험한 무용담(?)을 들려주고 하는 방법을 설명해주었다고 했다.

80대의 시어머니는 이제 친구분들에게 신속항원검사 자가진단키트 사용법을 멋지게 설명해 줄 수 있는 노인이 됐다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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