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것
정보를 얻기 위한 독서와 인문학 독서
매일 책을 읽는다.
투자 관련 책을 주로 읽는 편이다. 그리 급할 것도 없고 욕심도 별로 없어 천천히 읽는 편이다. 한 번 읽어서는 책의 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아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읽는다.
가끔 인문학이나 역사책도 읽는다. 여러 가지 다른 장르의 책들을 읽으면서 생각해 보았다.
책을 읽고 나서 생활에 변화가 일어날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 물론 내가 하기 나름이긴 하지만 독서 후 사색과 실천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 변화를 능동적으로 일으키려고 노력한다. 책의 내용이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이 있어서 나의 생각과는 다른 결과가 나타날 때도 있다.
자기 계발서나 투자 방법서 같은 책은 읽고 나서 바로 적용해 볼 수 있다. 좋은 방향으로 변화가 나타나면 그것이 독서의 효과다. 예를 들면 자기 계발서를 읽고 생활 태도가 더욱 건전해졌다든가, 대인관계가 좋아졌다든가, 또, 운전면허 시험 준비 책, 자격시험 준비 책 등의 수험서를 읽고 시험에 합격했다든가, 글쓰기 공부 책을 읽은 후 글을 잘 쓸 수 있게 되었다든가, 이것들이 모두 독서의 좋은 효과다. 즉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실용서적의 장점이며 이것이 정보를 얻는 독서다.
그렇다면 인문학 책은 어떤가?
읽어도 그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머리나 가슴속에 내재화된다고 해야 할까. 단순히 내재화가 아니고 남들이 볼 수 없는 나의 내면이 변화한다. 이것은 정보 독서가 아니고 마음에 거름주기 독서다.
서서히 자라는 나무를 생각한다. 뿌리가 땅속으로 자랄 때는 겉으로 표시가 나지 않는다.
그 뿌리가 깊어지면서 서서히 보이는 부분이 자란다. 많은 시간이 지난 후 보면 문득 크게 자라난 나무를 볼 수 있다.
인문학 독서는 그런 것 같다.
주식을 성장주, 가치주, 경기민감주 등으로 분류하여 각 카테고리 별로 투자 방식을 달리 한다.
독서도 성장하기 위한 독서, 가치를 추구하는 독서, 유행하는 베스트셀러 위주의 독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성장주와 경기민감주 독서가 정보를 얻기 위한 독서라면, 가치주 독서는 바로 인문학 독서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독서를 하려고 노력한다.
지금은 일주일 넘게《복잡계 세상에서의 투자》와 씨름하고 있다. 처음에 이 책을 밴텀급 투자 방법서로 보고 덤볐다가 역으로 강한 펀치를 한 대 얻어맞았다. 갈수록 헤비급 인문학 책으로 변해 가는 상대와 함께 결국 씨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씨름은 좀 오래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