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를 읽고 생각한 것
문제는 습관적으로 반복해서 쓰는 데 있다. 어떤 표현은 한번 쓰면 그 편리함에 중독되어 자꾸 쓰게 된다. '적·의를 보이는 것·들'이 대표적이다. 그러니 아예 쓰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편리함의 중독자인지 살피라는 것뿐이다.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p.22
"회원들로부터 정기 모임 날짜를 당기라는 요청이 있었다."
'회원들'을 분명하게 드러내기가 부담스러워서 '요청이 있었다'라는, 주어와 술어를 갖춘 절을 굳이 만든 것일까? 그렇다면 글쓴이는 설령 문제가 되더라도 요청을 한 회원들이 아니라 '요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태도를 은연중에 드러낸 셈일까? (중략) 이런 게 이른바 '쿨한' 문장이라고 여기는 모양이다. 한 발짝 물러서서 아무도 건드리지 않고 그저 객관적인 사실을 전할 뿐이라는 태도.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p.5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