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자의식 과잉)
· 비전공자의 생각노트란?
비전공자의 생각노트는 비전공자로서 살아온 저의 경험과 세상을 바라보는 견해를 소개하는 글입니다.
저는 한 때 유튜버가 되고 싶어 약 2년간 열심히 유튜브를 운영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렇게 유튜브 채널을 성장시켜 보기도 했고, 결국엔 끝내 유튜브를 포기한 경험도 있습니다.
그리고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제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저만의 발견한 몇 가지 사실들이 있습니다.
유튜브를 하게 되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첫 번째.
유튜브가 힘든 이유는 다름 아닌 자의식 과잉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튜브를 시작해야 겠다고 결심하는 때가 언제인지 아시나요? 바로 '내가 저 사람보다 잘할 것 같은데?' 혹은 '쟨 별거 없어 보이는데 유튜브에서 잘나가네?'란 생각이 들 때라고 합니다.
그리고 유튜브를 시작할 때는 지금 내 주변의 나의 친구들, 가족들이 많이 있으니 아마 나도 금방 성장해서 유튜버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그런 마음을 가지고 유튜브를 시작하면 가까운 사람들이 봐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봐주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지금 내가 연락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지금 나와 같은 '소속'이기 때문에 연락이 유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다들 학교를 졸업하거나 이직을 하게 되면 그렇게 친하고 DM이 많이 오던 친구, 동료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경험을 다들 해보셨을 겁니다. 저도 그런 경험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외로운 경험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그것은 다들 각자의 위치에서 치열하게 살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일 뿐이지, 모두가 다른 사람에게 신경쓸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지만 유튜브 뿐만 아니라 처음 '소속'을 벗어나는 경험을 하게 되면 준비되지 않은 외로움에 적잖이 당황할 수도 있습니다. 저도 유튜브를 시작하고 나서 제가 자의식 과잉이었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습니다. 이럴 때 제가 해드릴 수 있는 조언은,
그것이 슬프고, 외롭고, 때론 화가 날 수도 있지만 그것이 그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내가 그런 감정이 드는 건 새로운 자극을 받아들여서 생기는 당연한 화학작용이란 걸 인지하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유튜브를 하게 되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두 번째.
'가치관'과 '가치'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튜브를 운영하기 위해 여러 동영상들을 보다 보면 결국엔 동기부여 영상이나 위로의 글에 다다르게 됩니다. 그리고 '외로움과 고독은 당신을 성장시킨다', '외롭다면 당신이 맞는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라는 말에 위로를 받게 되고, 나의 마음은 크게 동화되어 당장 프로필에 '나는 혼자여도 괜찮아'라는 메세지를 대문짝만하게 걸고 싶어질 겁니다. 그리고 이 말의 이면엔 사실 '내가 지금 얼마나 힘든지 알아봐 주세요'라는 메세지가 담겨있죠.
그런데 대중들의 디폴트 포지션은 ‘그래서 어쩌라고?’입니다. 사실 사람들은 내가 그런 말들에 얼마나 크게 위로를 받고 동기부여 되었는지 전혀 궁금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그저 나의 ‘가치관’입니다. 제가 유튜브를 하면서 발견한 사실은 사람들은 ‘가치관’이 아닌 ‘가치’를 쫓는다는 것입니다. 제가 ‘행복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입니다.’라고 아무리 떠들어대도 제가 진심으로 행복해 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결국 ‘어쩌라고’로 반응합니다. 가치라는 건 결국 ‘그래서 어쩌라고?’를 ‘그래서 어떻게 했어?/됐어?’로 바꿔주는 마법과도 같은 단어입니다. 저도 한때 유튜브에 빠졌을 땐 ‘제가 유튜브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바라봐 주세요.’라고 열심히 어필했던 적이있습니다. 그럴 수록 모이는 것은 나를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아닌 저와 같은 처지의 유튜브를 막 시작한 우울한 사람들이더라고요.
유튜브를 하게 되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세 번째.
사람들의 조언이 정답일 순 있어도 내겐 해답이 아닐 수 있다.
제가 유튜브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소리는 ‘너는 사석에선 참 재밌는데, 너의 유튜브는 좀 진지한 것 같아’였습니다. 물론 이 런 소리가 정말 제가 가진 매력을 유튜브에서 보여주지 못해 안 타까운 심정에서 하는 충고나 조언이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튜브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바로...
‘사람은 누구나 카메라 앞에서 다르게 행동한다’는 사실입니다. 그 조언을 해주는 사람은 화면 속의 나와 사석에서의 나를 동일시 하지만, 사실 카메라 앞의 나는 다른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또, 사석에서 보여주는 나의 모습은 사회생활이나 처세의 일환이지 나의 진짜 모습은 때론 진지할 수도, 때론 유쾌할 수 도, 또 때론 우울할 수도 있습니다. 이 때, 제가 오랜 시간 끝에 찾아낸 다른 사람의 평가를 대처하는 저만의 방법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만약 누군가가 당신을 ‘너무 진지하다’ 라는 말로 찌른다면, 찌른 만큼 더 튀어 나오는 것입니다.
저도 한 때 누군가가 저보고 진지하다고 하면 가벼워지려고, 재밌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발견한 저의 해답은 그 말에 맞춰 더 가벼워지려고 노력하는 게 아니라, 더 진지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 주거나 고민상담같이 진지함을 필요로 하는 영역으로 나를 확장시켜 나를 필요로 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유튜브를 하게 되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네 번째.
그러니 제 얘기를 듣지 마세요.
제가 이 글을 쓰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이 만든 콘텐츠들도 수없이 찾아 봤습니다. 그 중 저와 비슷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 유튜버 분을 발견했습 니다. 그 분은 앞선 제 얘기와 똑같은 내용을 말하는 것 뿐만 아니라, ‘당신의 구구절절하고 장황한 얘기는 당신의 부모님만 궁금해합니다.’ 라고 아주 냉철한 발언을 하시는 겁니다. 저는 그 분이 아주 철의 여인 이라고 생각하며 계속 정주행을 해나갔습니다. 그 분이 그 발언을 한 영상이 그 분 채널에서 가장 처음으로 떡상한 영상이었는데, 떡상한 다음, 그 뒤로 바로 올라온 영상이 무엇이었는지 아시나요?
바로 그 분의 브이로그였습니다.
사실 우리 모두는 우리의 진짜 모습을 누군가가 알아봐주길 끊임없이 바라는 존재 들일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시시콜콜한 사는 얘기들을 누군가에게 징징대고 털어 버리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힙하고 쿨한 것만이 최고라고 가르치는 sns 시대에서는 이런 사람은 잘못된 것이라고 가르침을 받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행복하고 프로페셔널한 모습만이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분의 브이로그 영상에 가장 많이 달린 댓글들이 무엇이었는지 아시나요? ‘냉정한 모습과는 다르게 의외로 사는 건 저랑 비슷해서 인간적인 면이 많이 느껴져서 호감이네요.’란 댓글들이었습니다. 아마 그 분도, 저도 몰랐겠지요.
가끔은 쿨하고 힙한 것보다 진짜 내 감정에 솔직한 게 멋있을 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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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누구인가요? (@김파보, foundboy)
저는 서강대학교에서 화학을 전공하면서 대학생활동안 취미로 작곡을 시작하였고, 스물네살에 k-pop 작곡가로 데뷔하였습니다. 또한 데뷔 후에는 총 5곡의 k-pop 음원을 발매하고, 4곡의 자작곡을 발매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꾸준하게 인디펜던트(independent)로서 음악활동, 영상, 디자인, 글쓰기 등 학업과 창작활동을 병행하며 다양한 활동들을 전개해 나가고 있습니다.
✓ 이런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 비전공자라는 이유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이 답답하고 막막하신 분들
- 좋아하는 일 혹은 열정을 갖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계시는 90년대생 분들
- 전문지식에서 벗어나 경험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찐 인사이트가 필요하신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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