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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꾸 Dec 19. 2020

나뭇가지 크리스마스트리

지속 가능한 크리스마스트리

어둡고 우중충한 날씨의 연속이다. 비가 자주 오고 습기도 높아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는 일은 거의 없지만 춥다. 크리스마스가 내게 특별한 날은 아니지만 연말은 블링블링, 반짝반짝거려야 활기가 있는데 록다운에 날씨까지 우울하니 평소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는 걸 낭비라고 생각했었지만 생각을 바꾸었다.




먼저 길거리에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를 줍는다. 습기가 많고 비가 오는 날이 많아 나뭇가지에 이끼가 껴있고 눅눅하다. 며칠을 라디에이터에 올려 말렸다. 그걸 나뭇가지끼리 문질러 이끼와 지저분한 부분을 날려 버렸다. 그리고 노끈으로 엮어 트리 모양을 만든다. 똑같은 나뭇가지란 존재하지 않는다.  가지 하나하나 다 커다란 특성이 있다.  

나뭇가지 크리스마스트리


아무것도 달지 않아도 나뭇가지를 엮어 달아 놓은 걸로도 철학적 작품인 것처럼 느껴진다고 생각되었지만 연말인데 블링블링 심각하지 않게 보이고 싶었다.  코바늘 2일 차에 배운 하트와 물고기 뜨기. 크리스마스와 맞아떨어졌다.  물고기는 그리스어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하들 구세주'. 이런 묘함 이란..


몇 년 전에 말린 보라색 꽃은 변함이 없다.


말리고도 향기를 계속 간직하고 있는 장미꽃은 그래서 꽃의 여왕이라고 하는 걸까. 하지만 사진의 주인공은 코바늘로 만든 분홍 물고기다. 



시나몬 스틱 장식 걸이는 몇 년 전 부다페스트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사 와서 스탠드에 걸려 있던 걸 옮겨 달았다. 올해는 그곳에도 마켓이 열리지 못했겠구나..


그리고 별은 2개에 1유로 정도 주고 사고 조명은 몇 년 전 받은 생일선물에 포장으로 되어 있던 걸 활용.




친구와 이야기하다 가능하면 물건을 사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더니 그 친구 말한다. 

"너 그런 것 같아. 너네 집 갔을 때 바로 알아봤어. 심플한 삶에 대해서 책을 내보는 건 어때?" 


나 잘 살고 있는 것 맞는구나!

적어도 많은 쓰레기를 남기고 인생을 마치지는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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