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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꾸 Jan 31. 2021

시아빠라는 단어에서 시작된 짧은 생각의 흐름

일단 먼저 말하고 싶은 건 언어는 생물이다. 사전은 언어의 변화를 제일 마지막에 반영하여 기록을 한다. 


주책없다/주책이다에서 '주책'의 일반적인 의미는 '일정하게 자리 잡힌 주장이나 판단력'이기 때문에 애초에는 이러한 의미에 맞게 '주책없다'를 표준어로 정했지만 '주책이다'도 많이 쓰이기에 현실을 반영해서 '주책이다'도 추가로 인정했다. 그래서 "넌 왜 그렇게 주책없니?"  나 "넌 왜 그렇게 주책이니?"나 같은 뜻이 되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의미가 사실 반대이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쓰면 애초 의미가 어찌 되었든 간에 언어는 사회적 약속 이기에 그 현실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 경우는 다른 경우이기는 하지만 나는 시아빠나 시엄마라는 호칭이 이제는 일상화가 되어 있어서 누구나 거리낌 없이 사용하는 단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걸 이상하고 어색하게 바라볼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새로운 시각이었고 그러다가 시부모님의 '시'의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시'는 중세국어에서는 '싀'로 썼고 며느리 자체를 '시'라고 했는데  그걸 그와 관계된 가족을 칭하기 위해서 '시'를 붙여 사용했단다. 하지만 정확한 어원이 어떤 건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은 것 같다. 



네덜란드어에서는 시부모를 schoonouder(schoon + ouder)이다. schoon- 은 결혼한 관계로 맺어진 가족 관계인 사람들을 부를 때 쓰는 접두어이고 schoon의 뜻은 프랑스어 어원으로 아름답다는 뜻이 있다. ouder는 부모님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시부모뿐만 아니라 장인, 장모도 schoonmoeder(moeder는 어머니)schoonvader(vader는 아버지)된다. 여기에서도 우리나라처럼 자주 쓰이지는 않지만 한국어의 시아빠나 시엄마같은  schoonpapa나 schoonmama로 쓰기도 한다.   시아빠나 시엄마, 장인, 장모에게도 호칭이 아닌 바로 이름을 부르기에  배우자 부모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사람과 한다면 서로 아는 사이라면 이름을 말하며 이야기한다. 


그러다 생각의 흐름은 schoonmoeder라고 검색을 하면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궁금했다. 


인간의 기본적인 관계에서 가장 어려운 관계라고 인식되어 있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에 대한 사진과 기사가 많이 나온다.  우리나라도 명절이면 며느리들이 시댁에 가서 받는 스트레스가 많듯이 여기서는 크리스마스가 큰 명절이라 크리스마스에 시댁에 가서 겪는 스트레스 그리고 schoonmoeder라는 단어가 왜 네거티브 한 이미지가 되었을까 하는 게 주제였다. 내용은 우리나라와 물론 별반 다르지 않다. 



Een ander woord voor schoonmoeder? Trouw-ma

시어머니(schoonmoeder)를 부르는 다른 단어는 무엇일까요?

트라우-마 (영어의 트라우마(trauma)와 발음이 비슷하여 빗대어 말함)'


Trouwma라는 단어는 2015년에 네덜란드에서 올해의 단어로 지명되기도 했단다.



인지상정이다. 관계에는 항상 거리가 필요하다. 








<참고자료>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 ★ 이른바 <새국어생활> 제15권 제3호(2005년 가을)에 실린 “어원 탐구-잘못 알고 있는 어원 몇 가지(3)”에 대하여

https://www.korean.go.kr/front/onlineQna/onlineQnaView.do?mn_id=&qna_seq=181317&pageInde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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