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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꾸 Jan 12. 2021

왜 유령 마을이라 불리게 되었을까

Doel,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동네

벨기에에는 '유령 동네'가 있단다.

"어딘데?"

"Doel이야."

나는 깜짝 놀랐다.  "Deol이라고? 정말? 내 친구 거기 사는데. 난 그 친구 여름맞이 파티에도 갔는데."

지인 놀라며 묻는다. "정말 거기 살아? 거긴 부랑자들이나 몰래 들어가 사는 곳인데. 거기 사는 사람을 안다고??"


그곳에 사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고 오히려 더 놀라던 벨기에 지인.

Doel은 일명 유령 동네, 네덜란드어로는 'het spookdorp'라고 불리게 되었을까.


친구는 자기는 낡은 학교 건물에 산다고 했다. 그 동네는 많은 사람이 살지는 않는다고.  그녀가 여름맞이 축제에 초대해서 그곳에 갔을 땐 나도 이런 곳에서 살면 재미있겠다 하는 생각을 했었다.


Doel

여름 맞이 파티. 2017년 6월. 여전히 저녁에는 쌀쌀했지만 낮에는 햇빛이 비쳐 세상이 다 아름답고 긍정적으로 보이던 시간 때에 친구가 동네 구경을 시켜주었다.  대부분이 빈 집들. 그 빈 집들의 창문과 문은 꼭꼭 막혀 있었고  벽에는 예술가의 작품과 부랑자의 낙서가 있었다.   네덜란드와 국경을 접한 동네다. 젊은애들이 빈 집을 부수고 들어와 술을 마시거나 마약을 하고 난동을 부리기도 하고 심지어는 불을 지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여전히 사람들이 사는 마을인데.  친구 집 부엌의 바깥쪽으로 난 창은 누군가 던진 돌로 금이 가 있었다. 



Doel, 버스 정류장, 여전히  하루에 한 번 버스가 다닌다.  출처-'Gehavend - Doel' by Martijn veerman 캡처

 


Doel은 벨기에 동플란더스 지역의 네덜란드와 국경을 맞댄 곳에 있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1,400명 정도의 주민이 있었고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800명대 그러다 지금은 점점 줄어 10여 명대가 되었지만 그곳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아이들을 키우며 산다. 


 1960년대 안트웨트프의 항구를 확장할 계획을 세우면서 주민을 이주하게 했고 그러다 1970년대 말 석유파동으로 인해 경기 침체가 되어 계획이 보류되었다.  그러다 다시 컨테이너 적재장소로 이용할 계획을 세웠다 무산되었다가 반복되면서 주민들은 갈피를 못 잡게 되었고 그러면서 빈 집들은 점점 늘어나게 되었다. 1988년도에 플란더스 정부는 마을을 아예 없애기로 결정을 했지만 그곳에 주민들은 여전히 살고 있고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고 마을은 아직 존재하고 있다.  이런 정부의 정책의 혼돈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Doel를 떠나게 된 이유는 바로 마을 근처에 있는 원자력 발전소 때문이기도 하다.  참고로 벨기에는 2018년 3월 5일부터는 원자력발전소 근경 100km 지점까지 사는 사람들은 약국에서 아이오딘(요오드)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거의 벨기에 전역을 말한다.  


Doel, 풍차 뒤로 원자력발전소의 냉각탑이 보인다.



친구가 사는 집은 예전 학교 건물인 덕에 넓은 정원과 교실 그리고 덕분에 화장실도 넉넉하게 있어 여러 사람이 모여 파티를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장소다. 


교실로 쓰이던  곳에는 이 마을을 보전하기 위한 전시회를 했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모든 동네 사람들과 친구들이 파티에 초대되었다. 초대된 사람들이 각자가 술과 바비큐를 할 만한 고기나 소시지 등 먹을 걸 가지고 왔기에 먹고 마실 것 많은 풍성한 파티.  쌀쌀한 저녁이 시작될 무렵 모닥불의 불이 피어지고 여름이 오는 걸 축하하며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왁자지껄 떠들어 대며  모두가 친구가 되었다. 




 요즘의 이 곳은 조금 관광지스러운 분위기가 되었다. 벨기에 사람들 뿐만 아니라 네덜란드와 프랑스에서 까지 이 마을 구경을 하러 온다. 이렇게 반은 버려진 마을을 유럽에서 찾기는 쉽지 않단다. 


사람들이 떠나 더 이상 살지 않게 되고 남겨진 것은 빈 집뿐 일 때. 

유령마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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