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을 여는 심리
주변을 보면 특별히 화려하지 않은데도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의 특징을 살펴보면, 대화를 하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왠지 다시 만나고 싶어진다.
반대로 능력도 있고 말도 잘하는데
함께 있으면 이상하게 피곤한 사람이 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
심리학에서는 그 차이를 자기 조절 능력(Self-regulation)에 달려있다고 한다.
즉, 자기감정과 행동을 상황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인 것이다. 그런 사람은 타인에게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사람은 결국 자신을 편안하게 만드는 사람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을 만나고 관찰하면서 나는
호감이 높은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세 가지 특징을 발견했다.
첫째. 에너지를 맞추는 사람
호감이 높은 사람은, 분위기의 온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줄 아는 것이 특징이다.
즉, 에너지의 균형이 좋아서 텐션이 상대에 비해 너무 높지도 너무 기운이 가라앉지도 않은 상태로 사람을 대한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정서적 조율(Emotional Attunement)이라고 한다.
예전에 와인 모임에 참석했을 때 일이다.
그 자리에 유독 텐션이 높은 사람이 한 명 있었다.
혼자 큰 목소리로 말하면서 대화를 계속 주도했고
자기 이야기를 길게 이어갔다.
처음에는 활기차고 리더십 있는 사람처럼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자, 분위기가 조금씩 어둡게 달라졌다.
사람들은, 그 사람의 말을 듣느라 다른 사람들과 소소하게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을 할 기회를 잃었기 때문이다.
대화는 점점 한 사람 중심으로 흐르게 되었고,
모임의 에너지는 자연스럽게 소모되기 시작했다.
그때 깨달았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은 강한 에너지가 아니라 분위기에 맞게 조율된 편안한 에너지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러기에, 호감이 높은 사람은 분위기를 압도하지 않는다. 대화의 공간을 모두에게 열어두고
사람들의 에너지와 대화의 온도를 맞출 줄 안다.
둘째. 배려하는 사람
배려는 거창한 행동이 아니다.
작은 미소를 짓는 것, 진심을 담아서 감사하다고 인사하는 것, 먼저 문을 연 사람이 뒤에 오는 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 주는 것 등이 배려인 것이다. 사람은 그런 작은 행동 하나 가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즉, 상대의 상황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배려인 것이다. 심리학자 다니엘 골먼은 인간관계를 결정짓는 핵심 능력으로 감성지능(EQ)을 강조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능력은 공감과 배려다.
나 역시 그 힘을 경험한 적이 있다.
처음 참석했던 독서모임이었다.
낯선 공간에 처음 가면 누구나 그렇듯,
마음이 조금 허둥지둥하고 어색했다.
그때 한 사람이 다가와 물과 종이를 건네주며 말했다. “처음 오셨죠? 반가워요, 발제는 이거예요”
그 순간 나의 마음이 한순간 눈 녹듯 편안해졌다.
누군가 나를 챙겨주는 안전한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그 모임에 계속 참석하게 되었고,
좋은 사람들과 인연도 이어졌다.
이처럼, 거창한 친절보다 자신을 편안하게
만들어 준 작은 배려가 마음을 열게 하고
오래 기억되게 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호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상대가 편안해지도록
먼저 작은 배려를 할 줄 아는 사람이다.
3. 대화의 균형을 아는 사람
인간관계를 할 때는 보이지 않는 리듬이 있다.
바로, 말할 때와 들을 때의 균형이다.
예전에 친구들과 식사 모임에서 있던 일이다.
A라는 친구가 계속 자신의 이야기를 주도적으로 했다. 처음에는 모두 웃으며 듣고 있었다.
그런데 다른 친구가 이야기를 시작하자
다시 A라는 친구는 그 말에 다시 꼬리를 물고
자기 이야기로 이어갔다.
그 상황이 몇 번 반복되자 테이블의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졌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얼굴에 있던 미소가
점점 굳어가기 시작했다.
A라는 친구는 아마도 지금까지도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이렇듯, 대화는 독점을 하거나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 교류하는 것이다.
테니스 경기처럼, 볼을 혼자만 들고 있는 게 아닌
상대 선수와 주고받고 해야 하는 것이 대화다.
모임 역시 밥을 먹으러 가기보단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에너지가 교류되기 위해 가는 것인데,
불편한 에너지가 흐르면 그곳에 있고 싶지 않게 되는 것이다.
또한, 누군가 계속 중심에 있게 되면
다른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대화 밖으로
밀려나게 되어있다.
그래서 호감이 높은 사람은, 말할 때는 분명하게 짧게 말하고 들을 때는 충분히 듣는다.
즉, 대화의 균형과 관계의 리듬을
아주 잘 아는 사람들이다.
세 가지를 정리하면 이렇다.
호감이 높은 사람은, 에너지를 맞출 줄 알고
상대를 배려하며 대화의 균형을 안다.
이 모든 능력의 공통된 뿌리는
바로 자기 조절 능력인 것이다.
즉, 자기감정을 조절하고
상황을 읽을 줄 알고, 타인을 존중하는 것이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자기 조절 능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인간관계 만족도와 사회적 성공이 높다고 한다.
결국 사람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은
외모나 화려한 말솜씨가 아닌 것이다.
물론, 외모가 멋진 것도 호감이 가고
자신을 빛나게 해주는 사람도 호감은 가지만,
함께 있을 때 편안한 사람이 훨씬 호감이 가고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이다.
어쩌면 100년 후에도 300년 후에도 사람들이 기억할 매력은 바로 이런 사람일 거라고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