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빵 이야기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면 창문 너머로 흐려진 풍경을 바라보며 따뜻한 무언가가 생각나기 마련이다. 이럴 때, 갓 쪄낸 따끈한 술빵 한 조각은 마음까지 훈훈하게 만들어줍니다.
술빵은 막걸리의 은은한 향과 쫀득한 식감이 어우러져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전통 간식이며, 발효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부드러운 단맛 덕분에 별다른 첨가물 없이도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특별한 재료 없이도 집에 있는 밀가루, 설탕, 막걸리만 있으면 간단하게 만들 수 있어 더욱 친숙한 음식입니다. 그럼 '술빵'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재료>
막걸리 300ml
밀가루 (중력분) 400g
설탕 80g (기호에 맞게 조절!)
소금 1/2t
베이킹파우더 1t
식용유 약간 (틀에 바를 용도)
<맛있게 먹는 팁>
고명추가 - 대추, 견과류, 밤, 건포도 등
부드러운 식감 - 우유 100ml 추가
반죽 만들기
큰 볼에 밀가루, 설탕, 소금, 베이킹파우더를 넣고 섞습니다. 이후 막걸리를 조금씩 부으면서 거품기로 잘 저어 반죽을 만듭니다(반죽의 점도는 걸쭉하지만 흐르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1차 발효 (40-60분)
따뜻한 곳(약 30도)에 두고 반죽이 1.5~2배 부풀 때까지 발효시킵니다 (막걸리 발효가 활발하면 거품이 올라오니 젓가락으로 살짝 섞어줍니다).
찜기 준비
찜기에 면포(또는 유산지)를 깔고 김이 오르도록 미리 예열을 해준 다음 틀에 식용유 얇게 발라 반죽이 들러붙지 않게 준비합니다.
찜기에 넣고 2차 발효 (20분)
반죽을 틀에 붓고 20분 정도 추가 발효시킵니다. 이 과정이 지나면 술빵이 더 폭식하고 부드럽게 됩니다.
찜기에서 찌기 (30~40분)
센 불에서 10분, 중불로 낮춰 20-30분간 찝니다. 중간에 뚜껑을 열면 빵이 가라앉으므로 열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젓가락이나 긴 꼬치로 찔러 반죽이 묻어 나오지 않으면 완성입니다.
발효되는 동안 조용히 부풀어 오르는 반죽을 바라보는 것도 소소한 기다림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찜기에서 막 나온 술빵을 한 입 베어 물면, 포근하고 달큼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비 오는 날, 혹은 쌀쌀한 날씨 속에서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술빵을 먹는 순간은 그 자체로 작은 행복이 될 텐데 오늘처럼 기온이 떨어지는 날, 집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술빵' 한 판으로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