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과 만난 서정
후쿠오카에서 유후인까지 2시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다.
버스는 참 일본스럽게도 달렸다.
차분하고 고요하게
버스에서 내리면 가장 먼저 보이는 유후인 역
여기서 앞으로 계속 걸어가면 긴린코 호수가 나온다.
필름과 만난 일본은
단짝 친구라도 만난 것처럼 너무 잘 어울린다.
요즘은 소울메이트라고 한다지?
평소 걸음의 반
천천히 천천히
조금씩 조금씩
살아가기 위해
바삐 걸었던 어제들
오늘은 천천히
나를 위해 걸어가자고
다짐해 본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일본과 필름은 참으로 많이 닮았다.
서정적이며
따스하고
무척이나 일상적인 느낌이다.
내 생각에,
일본과 필름이 가장 어우러질 때는
'골목과 필름이 만났을 때'이다.
서정과 감성이 만났을 때
감성과 서정이 만났을 때
둘의 만남은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보고 또 봐도 아름답다.
골목이 가진 서정적인 풍경은 누구에게나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정형화되어 있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아름다움
어딘가에서 누군가 뛰어 나올 것 같은 곳
금방이라도 아는 사람을 만날 것 같은 곳
와본 적이 있는 듯 한 따스한 느낌을 주는 곳
골목 풍경에 취해
걷다 보니
어느새 긴린코 호수에 다 달았다
KINRINKO LAKE
고요한 호수를 보고 있노라니
마음도 덩달아 고요해지더라
푸르른 나무를 지붕 삼은 건물은
금방이라도 마니가 뛰어 나올 것 같다.
이제 수 많은 어제들 중 하나가 되어버린
일본에서의 필름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그때의 고요함과 차분함에 젖어들어,
바쁜 일상에서 잠시나마 탈출하게 된다.
오늘의 나는 여분의 필름을 만지작 거리며,
또 다른 풍경과 마주하길 기다린다.
또 다른 내일과 마주하길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