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머무는 곳
높은 하늘을 지나
넓은 바다를 지나
도착한 보물섬
노래의 가삿말처럼
많은 사람에 지쳐 찾은 제주는
말없이 나를 환영해주었다.
바다는 조용히 자신의 소리를 내었다.
스르륵 스르륵 물결이 지나고,
처얼썩 처얼썩 파도가 소리를 높였다.
위로에 말이 필요할까?
가만히 내 곁에 있어주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따뜻한 걸
한마디 얕은 위로보다 값진
말없이 다가온 바다
물 빠진 바다 위를 거닐며
바다에 한걸음 다가갔다.
바다가 머물었던 곳에는
바다의 모습은 없었지만
바다의 온기가 남아있었다.
차가우면서 따스했던 바다의 온기는
지친 내 맘을 어떻게 알았는지
친구를 보내어 주었다.
피곤했는지 입을 쫘악 벌리다
나를 보곤 금세 입을 닫았던 조개
바다에 비하면 모래알처럼 작은 조개지만
조개는 당당히 바다와 마주하며 지내고 있었다.
일에 치여
사람에 치여
점점 작아지는 나보다
더 당당한 조개의 모습에
움츠렸던 가슴을 조금 펴보기로 한다.
바라만 봐도 좋을 수 있을까?
보고 있는 순간에 더 좋아지고
시간이 더디 갔으면 좋겠는 순간
제주에서의 매 순간이 그랬다.
바다가 머무는 그 곳에는
바람도 머물다 갔으며
햇님도 잠시 왔다 가고
구름도 쉬었다 가더라
노래의 가삿말처럼
오랫동안 지쳐 찾은 제주는
말없이 나를 환영해주었다.
시간은 지나 기억은 흐려지지만
바다의 온기는 더욱 선명해지네
주머니엔 모래알이 사라졌지만
가슴엔 아직도 모래알이 뒹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