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가을의 향기
어느새 구월
자연스레 가을
창밖에는 가을비가 내린다.
이 비가 그치면 선선한 바람이 불고,
뜨거웠던 하루들이 조금씩 식어가겠지.
사람들이 긴팔을 입기 시작할 즈음
녹음의 세상도 알록달록 새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한다.
알록달록한 가을이 오면
짙은 가을향기가 곳곳에서 풍겨온다.
여유롭고 부드러운 가을향기는
강하지 않지만, 짙게도 다가온다.
가을에 올려다본 하늘은
시리도록 맑아서
괜히 더 애잔하고 쓸쓸하다.
넓어진 하늘만큼
마음도 넓어져야 하거늘
마음은 자꾸 공허해지기만 한다.
가을을 타기 전까지
가을 탄다는 것은 말뿐인 줄 알았다.
옛 추억에 취하거나,
혼자 있고 싶어 지고,
괜스레 방황하게 되는 시기
이런 게 가을을 타는 것이라면
나는 가을 타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된다.
물론 과하면 안 되겠지만
적당한 고민과 우울은
자신을 되돌아 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것 같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지나온 시간만큼 자신을 되돌아 보는 시기
가을은 타기에 더 없이 좋은 계절이다.
코스모스의 꽃말에는 '순정'이라는 뜻이 있다.
그래서인지 가을에 만난 코스모스는
꽃말처럼 순수하고 아름답다.
윤동주 시인은 자신의 시에서 코스모스를 '오직 하나인 나의 아가씨'라고 표현했다.
'오직 하나'라는 말은 코스모스를 표현하기에 너무나도 멋진 비유인 것 같다.
매 가을이 오면
코스모스는 누군가를 위해 또 다시 꽃을 피운다.
오직 하나를 위해 또 다시 꽃을 피운다.
가을밤이 깊어오면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더욱 커진다.
도시의 소음이 잦아들면
풀벌레의 울음소리가 더욱 커진다.
가을이 또 하루 가는 게 슬퍼 그리 우나보다.
날씨가 쌀쌀해지는 걸 보니
어느새 가을이 왔네요.
코스모스가 피는 걸 보니
어느새 여름이 지났네요.